'코로나19 사태' 미·중 갈등 격화… 화웨이 반도체 조달길 봉쇄
'코로나19 사태' 미·중 갈등 격화… 화웨이 반도체 조달길 봉쇄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5.16 08: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두고 미국이 중국에 책임을 물은 데 따라서다.

미·중은 올해 초 ‘1단계 미·중 무역합의’로 그간의 무역 갈등을 없애고 원만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다시금 관계가 악화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미국은 코로나19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를 발생시켰다. 국익을 제일 우선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입장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원망스럽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코로나19 발원지가 평소 관계가 껄끄러웠던 중국이 유력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사실상 그렇게 단정 짓는 상황에서 중국이 책임론은 회피하는 모습까지 보이면서 중국을 보는 미국의 시선은 달갑지 않다.

급기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중국과의 모든 관계를 끊을 수도 있다”며 중국에 대해 초강경 대응하겠다는 바를 암시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 암시는 미국이 중국 화웨이 조달길을 봉쇄하면서 곧 현실로 다가왔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15일(현지시간) 중국 통신장비 및 휴대전화 생산 기업인 화웨이가 미국의 기술로 제작된 반도체를 공급받지 못하도록 제한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특정 소프트웨어와 기술의 직접적 결과물인 반도체를 화웨이가 취득하지 못하도록 수출 규정을 개정하겠다는 것이다. 화웨이로부터 반도체 수출금지 대상 기업을 기존 미국 내 기업에서 미국 밖 해외기업으로 확대해 화웨이가 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반도체 공급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게 요지다.

이 경우 미국 장비를 활용해 반도체를 제조하는 외국 업체들은 특정 제품을 화웨이에 공급하기 위해 미국으로부터 허가증을 받아야 한다.

이렇게 되면 화웨이는 반도체 조달 길이 대폭 봉쇄돼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이자 화웨이의 핵심 공급자인 대만 TSMC, 미국 기업이나 미국밖에서 생산한 반도체를 화웨이에 공급해온 인텔, 퀄컴 등이 타격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만 화웨이가 설계한 비메모리 칩에 초첨을 맞춰 메모리 반도체가 주력인 한국 삼성전자나 하이닉스는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을 보인다.

미국은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통신장비의 미국 내 판매를 봉쇄하는 행정명령도 1년 연장했다. 또 미 연방공무원 퇴직연금인 ‘연방공무원 저축계정’(TSP)의 중국 주식 투자를 전면 차단할 예정이다.

아울러 중국에 투자된 생산기지를 미국 본토로 옮기는 데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이는 중국에 대한 생산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 내 생산을 늘리는 방식으로 공급체계를 바꾸겠다는 생각에서다.

미국은 전세계 동맹국들에게도 중국 압박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우방인 유럽 주요국에 중국 화웨이의 5G 장비를 채택하지 않도록 요구한 데 이은 또 하나의 주문이다.

이에 중국은 반발하며 나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잘못된 시점에 중국을 향해 잘못된 위협을 하고 있다”며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또다시 대중공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중국 관영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정신이 아니다”며 “양국이 관계를 끊는다면 미국이 더 큰 고통을 받을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세계 경제 1, 2위를 다투는 미국과 중국이 다시 정면충돌하면서 경제 상황은 혼동에 빠졌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가 더 악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두 나라가 이 갈등을 뚫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아일보] 이인아 기자

inahlee@shina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