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서 ‘박쥐·뱀 가판대’에…코로나19에도 여전한 성업
인도네시아서 ‘박쥐·뱀 가판대’에…코로나19에도 여전한 성업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05.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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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모혼 시장 상인 “박쥐고기 최고인기”·지역당국, 폐쇄 반대
동물 전문가 “야생동물 시장서 신종전염병 발병은 시간문제”
지난 1월 27일 방역복을 입은 인력이 우한 화난수산시장에서 밖으로 빠져나간 도롱뇽을 잡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지난 1월 27일 방역복을 입은 인력이 우한 화난수산시장에서 밖으로 빠져나간 도롱뇽을 잡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인도네시아의 유명 관광지로 알려진 ‘야생동물 식육시장’에서 여전히 박쥐·뱀 등을 취급하며 영업 중인 사실이 드러났다.   

13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의 ‘토모혼 익스트림 마켓’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의 숙주로 지목된 박쥐·쥐·뱀·도마뱀 등이 식용으로 판매되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14일 뉴욕타임스(NYT)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을 제외한 야생동물 시장 가운데 대표적인 곳으로 알려진 토모혼 시장은 코로나 사태에도 여전히 주6일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토모혼 시장에서 20여년간 식육점을 운영해 온 한 상인은 “코로나 사태 전에는 박쥐고기가 가장 인기였다”라며 “그 다음으로 쥐와 비단뱀이 가장 많이 팔려나갔다”고 말했다. 

토호몬 인근 주민들은 "박쥐는 천식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라며 "식용 육류로 박쥐 및 뱀 등을 시장이나 슈퍼마켓에서도 꾸준히 구매해 왔다"고 전했다.  

월드오미터(실시간 국제 통계사이트)에 따르면 13일 기준(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코로나19 감염자는 1만5438명이다. 사망자 수는 1028명으로 나타났다. 

인드라 익스플로이타시아(인도네시아 환경·삼림부 산하 생물 다양성 보존 담당자)는 “자바 및 수마트라와 발리 등의 섬에서 야생동물 시장 7곳을 확인했다”라며 “이 외에도 소규모 운영 시장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야생동물 거래시장의 폐쇄 결정은 현지 관리들에게 달려있다”면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역 당국자들에게 폐쇄를 권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토모혼 현지 관리자들은 “야생동물 거래시장이 지역 전통 음식의 주재료”라고 주장하며 “또한 지역의 주 수입원이기 때문에 폐쇄 할 수 없다”며 정부의 요구를 거부해왔다.

야생동물 구조센터 빌리 구스타피안토 롤로앙 소장은 “야생동물 거래시장은 시한폭탄과 다름없다”며 “중국 우한과 같은 대규모 전염병의 발원지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말 코로나19 진원지로 지목받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는 전염병이 관내 화난수산시장으로부터 전파됐다는 관측이 나오자 중국 정부 차원에서 모든 야생동물 거래시장을 폐쇄 조치했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