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편리함·신선함으로 시중은행 위협
카카오뱅크, 편리함·신선함으로 시중은행 위협
  • 강은영 기자
  • 승인 2020.05.1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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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 당기순익 185억…작년 전체 실적 웃도는 급성장
복잡한 절차 버리고 '고객 중심 차별화 서비스'로 승부수
(사진=카카오뱅크)
(사진=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가 '편리함'과 '신선함'을 앞세워 급성장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전체 실적을 웃도는 규모로 확대됐다. 기존 시중은행을 이용할 때 거쳐야 했던 복잡한 절차를 버리고, 고객을 중심에 둔 차별화 전략으로 금융시장에서의 입지를 급속하게 키워가고 있다.

14일 카카오은행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8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당기순이익인 137억원을 뛰어넘는 것으로, 이 같은 실적 증가는 이자 이익 증가와 수수료 수익 개선에 기인한다.

이자 이익을 가져오는 대출 증가에는 카카오뱅크만의 '편리함'이 영향을 미쳤다.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면 직접 지점에 방문해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카카오뱅크는 공인인증서만 입력하면 평균 5분 이내 대출이 가능하다.

지난달 기준 카카오뱅크 개인 신용대출 잔액 규모는 16조7000억원이다. 5개 시중은행의 지난달 개인 신용대출 잔액 규모는 △국민은행 30조 △신한은행 28조 △우리은행 19조 △농협은행 18조 △하나은행 17조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의 대출 규모 수준이 시중은행과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한 것이다.

문종진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는 "해외 인터넷은행이 흑자로 전환하는데 최소 4년에서 8년까지 걸리는데 카카오뱅크는 출범 3년만에 크게 성장했다"며 "카카오톡 이용자를 카카오뱅크로 유입하면서 다른 인터넷은행보다 빠르게 고객 확보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20~30대 젊은 층 이용률이 높다. 작년 12월 기준 연령별 카카오뱅크 이용자 비율은 20대가 32%로 가장 높고, 30대가 31%로 뒤를 잇는다. 40대는 21%고, 50대 이상은 11%, 10대는 5%다.

젊은 층의 인기를 끄는 카카오뱅크 대표 서비스는 △26주 적금 △저금통 △모임통장 등이 있다. 지난달 기준 '26주 적금' 누적 계좌수는 520만좌, '저금통'은 200만좌를 기록했다. 또 지난달 기준 모임통장 이용자 수는 613만명을 기록했다.

특히, 모임통장은 젊은 사람뿐만 아니라 '곗돈'을 모으는 경우가 많은 중장년층 고객도 많이 확보했다. 카카오톡과 연계한 간편한 회비 모금 등이 중장년층에게도 편리하게 작용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은행 서비스는 진부하고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카카오뱅크는 재미 요소를 추가했다"며 "앞으로도 기존 상품을 재해석해 고객들이 편리하고 재미있게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은행이라는 틀을 뛰어넘어 시중은행과 경쟁력 강화에도 나설 방침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올 하반기 중으로 오픈뱅킹 선보여 더 많은 고객 유치에 힘쓰겠다"며 "시중은행의 금융 서비스를 카카오뱅크에 도입하기 위한 방법도 고민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종진 교수는 카카오뱅크 경쟁력 강화를 위해 "카카오뱅크가 기업대출은 제한된 상황인데,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은 기업대출이 허용된다면 성장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며 "또 카카오뱅크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는 저축은행 창구를 활용한 영업 확대를 시도한다면 시중은행에 위협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카카오뱅크가 인터넷은행의 한계를 깨기 위한 노력도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문 교수는 "지점이 없어 발생하는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정교화된 기술이 필요하다"며 "신용도 판단을 위해 각종 비금융정보까지 종합해 의사 결정에 참조한다면 인터넷은행의 단점을 커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y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