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식 안 된 상황서 K-방역 성과 메시지… '자화자찬' 지적
정국 또 혼란속으로… 경제위기 극복 국정동력 분산 우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4년차를 맞아 신속·과감한 대책 추진을 강조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 준비에 강력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집단감염'에 브레이크가 걸린 모양새다. 후반기 국정 동력이 분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정오 기준 이태원 클럽 발 확진자는 119명이다. 이태원 클럽과 관련해 진단검사를 받은 사람은 전국적으로 2만명에 달한다.
지난달 말부터 20여일간 이어져오던 '안정세'가 깨진 것이다.
만약 대구·경북 집단감염에 준하는 사태로 번지게 되면 정국은 또 혼란속으로 빠지게 된다.
그동안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에서 방역과 경제 '투트랙' 대응을 해왔다.
그러던 중 방역에서 성과가 나타나자 최근에는 K-방역 성과에 대한 긍정메시지를 내며 경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4명 가운데, 지역사회 감염이 0명이 되자 SNS를 통해 직접 "72일 만의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0명. 대한민국의 힘, 국민의 힘"이라며 국민에 감사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특히 지난 10일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는 "이미 우리는 방역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가 됐다"며 K-방역에 대한 성과를 언급하고, 후반기 국정운영 계획에 대해 밝혔다.
이어 12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과감한 한국판 뉴딜 추진, 신속한 규제혁신, 섬세한 고용안전망 확대 등을 주문했다. 특별연설에서 밝힌 내용들을 재차 강조하며 추진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이 현실화된 것이다.
그동안 클럽 등 유흥업소는 감염전파의 매개가 될 가능성이 큰 데다 방문자를 추적하기도 어렵다는 점에서 꾸준히 위험성을 지적받아왔다.
그러나 충분히 예방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련의 방역성과 홍보 등이 자칫 '자화자찬'이 될 수도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이 같은 메시지 등이 국민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백신·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데다 세계적인 확산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확진자수가 잠시 줄었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사태로 다시 방역이라는 현상 유지에만 집중한다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국정 동력이 분산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 코로나19 방역에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태원 집단감염으로 성과가 위협받고 있다는 외신도 잇따랐다.
AP통신은 10일(현지시간) "한국의 클럽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으로 힘들게 얻어낸 성과가 위협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국제적 찬사를 받아온 한국 정부에 이번 사례는 타격"이라고 평가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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