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경총 회장 "정부 지원, 넉넉해야"
손경식 경총 회장 "정부 지원, 넉넉해야"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5.13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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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회장단 회의 개최…법인세 인하·규제개혁 등 강조
"내년 이후까지도 코로나19 이전 상태 회복 어려울 것"
13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해 인사말하는 손경식 경총 회장. (사진=한국경영자총협회)
13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해 인사말하는 손경식 경총 회장. (사진=한국경영자총협회)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은 1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을 겪는 기업에 대한 정부의 유동성 지원을 강조하며, 충분한 규모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손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경총 회장단 회의 인사말에서 “지금 세계는 국내·국제적인 인적 교류가 차단되고, 공장가동이 중단되면서 글로벌 공급망도 교란되는 등 경제활동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과 같은 상황의 호전 없이는 경제활동이 계속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어 내년 이후까지도 세계 경제가 코로나19 이전 상태로 회복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수·출입 의존도가 세계 최상위권이고, 글로벌 공급망에 크게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실물경제에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손 회장은 “이미 지난 4월 수출은 작년 같은 달보다 24.3% 감소했고, 2분기에는 기업의 매출액 격감과 영업이익의 대규모 적자전환을 비롯한 소비·생산·투자·고용 등 실물경제 지표의 악화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같은 출혈 경영이 몇 개월 더 지속된다면, 많은 기업의 심각한 상황에 봉착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현시점에는 우리 기업들이 경영 위기를 버티면서 살아남아 고용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도록 정책 역량이 총동원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손 회장은 “세계 각지에 생산 기지를 둔 국내 기업이 해외가동 중단에 따른 손실까지 감당해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정부의 경영안정 자금과 유동성 지원이 ‘필요한 만큼’, 그리고 ‘충분한 규모’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코로나19 이후 세계 경제환경에 대해 “큰 변화를 맞이할 것”이라면서 미국, 중국 등 경제 대국의 보호 무역주의 심화와 주요 제조국들의 지역 내 공급을 강화하는 등 탈세계화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코로나19 이후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국내생산의 가격, 품질,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국들을 따돌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활력을 제고하고, 국내생산에 대한 ‘투자 매력 국가’로 거듭나는 경제 제도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이를 위해 국내생산 유인 강화를 위해 상당한 수준의 법인세 인하, 규제개혁, 협력적인 노사관계 정립 등을 강조하며 “정부, 정치권은 물론 노동계와도 충실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손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지난달 경기 이천시에서 발생한 물류창고 화재를 언급하며 “많은 근로자가 목숨을 잃었는데, 모든 기업들은 이를 반면교사 삼아 산업 안전 활동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해서는 “자율적 기부도 좋은 취지인 만큼 많은 기업인이 동참하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회의는 지난 2월 경총이 정관 개정을 통해 회장단 회의를 공식 회의체로 격상한 후 처음 개최됐다. 회의에는 손 회장을 비롯해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윤여철 현대자동차 부회장,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 김창범 한화솔루션 부회장, 동현수 두산 부회장, 안병덕 코오롱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