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 "'성소수자 혐오'에 韓 방역 시험대"
블룸버그통신 "'성소수자 혐오'에 韓 방역 시험대"
  • 박선하 기자
  • 승인 2020.05.13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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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우사단로 일대 클럽 거리에서 이태원1동 새마을지도자협의회 방역 자원봉사자들이 거리 소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우사단로 일대 클럽 거리에서 이태원1동 새마을지도자협의회 방역 자원봉사자들이 거리 소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블룸버그통신이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모델이 이태원 클럽에서의 집단 감염으로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11일(현지시간) 신속한 검사로 이동이나 영업 제한 없이 코로나19 통제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은 한국이 이번 사건으로 큰 위협에 맞닥뜨렸다고 보도한 것을 연합뉴스가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집단 감염 사건과 관련된 이태원 클럽 여러 곳이 성 소수자가 자주 찾는 곳으로 알려졌다"면서 "하지만 한국의 오랜 성 소수자 혐오로 이들은 자신의 신원이 드러나는 것을 꺼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들의 자발적인 진단 검사와 개인 정보 공개에 의존하던 한국의 기존 전략이 이번에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한국은 성 소수자에 대한 법적 보호도 적다"고 전했다.

실제로 보건당국이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6일까지 이태원의 술집과 클럽을 방문한 5500여명을 추적 중이나 절반 이상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AP통신도 12일 동성애 혐오증 증가가 한국의 코로나19 방역을 위협하고 있다는 취지의 기사를 실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관점은 최근 몇 년 간 점진적으로 향상됐지만 반 동성애 정서가 여전히 깊다"며 "동성혼은 여전히 합법적이지 않고, 연예계에서 일부가 스타덤에 올랐지만 저명한 정치인이나 기업 임원 중 공개적으로 동성애를 선언한 이들은 없다"고 말했다.

한 성소수자 단체 관계자는 AP에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수십명의 성 소수자가 자신들이 격리된다면 동성애자임이 공개되거나 직장에서 불이익을 받는 것에 관한 우려를 표명했다"면서 "동성애 혐오증과 관련한 증오 범죄나 물리적 공격은 없었지만 성소수자 공동체 내부에서는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