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초·재선 중심 재건 모임 활발… '쇄신' 나비효과 주목
통합당, 초·재선 중심 재건 모임 활발… '쇄신' 나비효과 주목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5.1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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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초·재선 전체 당선인 71%… 사모임 움직임
과거 소장파 남원정 기대… 일각선 '세력화' 우려도
미래통합당 당선인들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 총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 당선인들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 총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드시 성과로 보답하겠다" (김성원 미래통합당 신임 원내수석부대표, 지난 11일)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참패한 보수 진영에서 초·재선 당선인 중심의 재건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른바 '소장파' 모임을 꾸려 낡은 보수 인식을 탈피하고, 젊고 유능한 정당을 만들겠단 의지가 태동하는 분위기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4·15 총선 이후 통합당에선 △김 원내수석부대표가 주도하는 '삼정개혁(정치·정책·정당)' 모임 △서범수 당선인 주도의 '전국 초선 모임' △부산 지역 당선인의 '부산 초선 모임' 등 사모임이 결성되고 있다. 모임 형태는 당 개혁을 위한 토론 모임부터 연구 모임까지 다양하다. 박수영·윤희숙 당선인은 윤창현·이영 당선인 등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당선인과의 '경제전문가' 모임도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모임 구성은 당내 중진·원로급 차원에서 체제 전환을 결정하려는 과정 등을 지켜보면서 의기 의식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통합당은 이번 총선에서 84석을 석권하며 민주화 이후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이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둘러싸고 혼란이 이어졌고, 이는 초·재선 모임 결성의 촉발제가 됐다는 분석이다.

초·재선의 입김은 차기 국회에서 당이 실질적 진로를 잡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 당선인 중 71.4%인 60명이 초·재선인 상황이라는 게 이를 뒷받침한다.

보수권은 이같은 행보를 두고 과거 정통보수 공당에서 쇄신 목소리를 내며 '대통령 선거 잠룡' 탄생의 뿌리 역할을 했던 16대 국회의 남원정(남경필·원회룡·정병국) 미래연대와 17대 의회 당시 새정치 수요모임, 18대 때의 민본21, 19대 아침소리, 20대 새누리당 혁신 모임 등의 명맥을 이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중진 차원에선 유의동 의원이 주도하는 '정책·정당 스터디(연구)' 모임과 오신환 의원 중심의 '3040그룹'도 조직됐다. 하태경 의원은 1970년대생 초·재선과 함께 개혁 모임을 추진 중이다. 유 의원과 오 의원, 하 의원 모두 개혁보수를 지향한 바른정당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인사다.

미래통합당 소속 서울 지역 당선인들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 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소속 서울 지역 당선인들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 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우후죽순 생겨난 모임을 두고 일각에선 이들의 '개혁' 표방이 '세력화'라는 부작용으로 번져 자중지란을 야기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실제 20대 국회에선 통합당 전신 자유한국당 초·재선 모임 '통합과 전진'이 있었지만, 황교안 대표 체제 출범과 함께 당의 신주류로 부상했다. 이 때문에 소장파가 아닌 당권파 별동대에 그쳤다는 평가도 나왔다.

또 초선 40명 상당수는 박근혜 계파 성향이 강한 영남권 출신이고, 평균 연령이 54세라는 것을 고려하면 '40대 기수론'에도 다소 부합하지 않은 실정이다. 특히 이들 중 일부는 구청장이나 시장, 시의원 등을 지냈기 때문에 지방 토호 성향이 세다는 분석도 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