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저런] 코로나 지옥,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e-런저런] 코로나 지옥,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 신아일보
  • 승인 2020.05.1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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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라는 말이 다시금 생각나는 때다.

불과 3개월 사이 대한민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하루에 3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오면서 전 세계의 안 좋은 시선을 한몸에 받다가 최근에는 하루 확진자가 10명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방역모범국이라는 칭송을 받게 됐다. 이마저도 전부 해외유입으로 지역감염이 ‘제로’인 상황이 이어지면서 아직 이르지만 대한민국에서 코로나 종식을 기대하는 이들도 꽤나 많아졌었다.

하지만 이 부푼 기대가 산산조각 나버렸다. 황금연휴가 이어지던 지난 1일과 2일 새벽, 서울 이태원의 밤은 꽤나 뜨거웠나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지난 2월 대한민국 전역을 공포에 몰아넣은 슈퍼전파자 31번 확진자를 기억할 것이다. 고요했던 코로나 사태가 31번 이후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것을 몸소 체험했던 국민들이기에 슈퍼전파의 무서움을 익히 잘 알고 있다.

그런데 그날 밤, 그 뜨거웠던 이태원에서 또 하나의 슈퍼전파자가 나왔다. 아직 그가 슈퍼전파자였는지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태원 집단감염은 현실이 됐으며 한 자리 수로 떨어졌던 확진자 수는 다시 두 자리 수가 됐다.

확진자들이 다녀간 클럽이 성소수자(게이)들이 다니는 클럽임이 밝혀지자 일각에서는 성소수자들을 조롱하고 비난하는 글들도 눈에 띈다. 하지만 이번 일은 성소수자이기 때문에 문제되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정상화를 위해 온 국민이 하나 돼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클럽이 웬말이냐는 것이다.

5월 중순이 되도록 학생들이 학교조차 가지 못하는 이런 상황에서 개학을 앞두고 막판 총력전을 펼치는 이 때, 집단감염 위험성이 크다고 알려진 클럽에 수천명이 모여 쾌락을 즐겼다는 것에 분노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 잠깐의 즐거움이 낳은 피해를 보라. 회사원들로 인해 회사 몇곳이 문을 닫았고, 의료진으로 인해 수술실이 폐쇄됐다. 백화점 직원은 백화점 전체를 문 닫게 만들었으며 군인은 76일만에 풀린 군인휴가 자체를 다시 검토하게 만들었고, ‘청정지역’을 선포한 제주는 하루만에 다시 확진자가 발생했다. 뿐만 아니다. 등교개학이 코앞으로 다가온 이 시점에서 이태원發 피해가 얼마나 더 커질지 모른다며 학부모들은 등교개학을 연기하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비단 이태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강남, 홍대, 부산 등 클럽이 있는 유흥가의 밤은 계속 뜨겁다. 젊으니까 괜찮다는 어줍짢은 마음가짐부터 버려야 한다. 물론 젊은이들은 뛰어난 체력으로 금세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로인한 2차 감염과 피해는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클럽을 찾은 20대 초반 젊은이가 한 인터뷰 내용이 잊혀지지 않는다. “어차피 코로나에 걸려도 젊으니까 금방 나을 것이고, 치료비도 전부 다 나라에서 내주니까 괜찮아요.”

한숨만 나오는 대목이다. 어디서 어떻게 옮았는지 당신의 주변은 다 기억할 것이고, 그것이 인생의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수 있음을 잊지말기 바란다.

고아라 편집부장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