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속 어버이날, 면회 대신 전화하세요"
"코로나19 속 어버이날, 면회 대신 전화하세요"
  • 박선하 기자
  • 승인 2020.05.08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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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지난 7일 오전 대전보훈요양원 비접촉 안심 면회 창구에서 한 가족이 면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지난 7일 오전 대전보훈요양원 비접촉 안심 면회 창구에서 한 가족이 면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8일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맞는 어버이날이다.

통상 어버이날이 되면 요양시설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뵙던 가족들은 걱정이 크다. 아직 코로나19가 진행 중인 만큼 혹여 부모님에게 조금의 위험이라도 끼칠까 하는 마음에서다.

정부는 이번 어버이날에는 시설 방문 대신 전화통화나 영상통화 등으로 부모님의 안부를 물어줄 것을 당부했다.

◇ 코로나19, 고령자에 치명적… 요양시설 환경도 걸림돌

정부의 이 같은 권고를 하는 이유는 코로나19가 젊은이들보다 어르신들에게 훨씬 더 위험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망자 통계만 봐도 전날까지 발생한 사망자 256명의 평균 연령이 77.4세였고, 사망자의 86%는 65세 이상으로 조사됐다.

특히 80대 이상의 경우 확진환자 중 사망자 비율을 나타내는 치명률이 25.00%에 달한다. 80대 이상 코로나19 확진환자 4명 중 1명은 사망한다는 의미다.

게다가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의 환경이 코로나19를 예방하기에 완벽하지 않다. 밀폐된 공간에서 다수가 생활을 하다 보니 밀접한 접촉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확진자가 1명이 발생하면 금세 집단감염으로 이어지기 쉽다. 실제로 대구 소재 한사랑요양병원, 대실요양병원 등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바 있다.

◇ 이번 어버이날 인사는 전화로… "면회 가능 방안 검토"

정부는 요양원 등 요양시설의 면회 제한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 중이나 이번 어버이날은 무리라고 판단했다.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된 지 불과 이틀밖에 안 됐고, 여전히 요양시설에 대한 집단감염의 위험은 다른 곳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 이유다.

대신 정부는 일부 지자체가 시행 중인 투명 칸막이를 통해 비말 감염을 방지하는 면회라던지, 예약을 받아 야외에서 충분한 거리를 두고 하는 면회 등을 독려하고 있다.

또 정부는 코로나19가 좀 더 안정화되면 어르신들에 대한 감염예방을 철저히 하면서 면회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신속히 검토할 방침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어버이날인데도 요양병원과 요양원에 어르신을 모시는 가족들이 부모님을 찾아뵙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면서도 "생활 속 거리두기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어르신과 관련된 과제는 다른 어떤 과제보다 우선순위에 두고 시행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르신은 복지관, 경로당 등의 휴관으로 여가활동 및 외출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그런데도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방역 주체의 역할을 잘 실천해 주신 어르신께 진심 어린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해드리는 어버이날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