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막걸리축제가 남긴 흔적
고양시 막걸리축제가 남긴 흔적
  • 임 창 무기자
  • 승인 2009.04.28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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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함께 산책하는 공원에 술판이 웬 일인가요” 고양시의 중심에서 막걸리 축제가 한창 진행 중인 지난 26일 오후, 비가 그친 상태에 어린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그 아기의 언니는 유모차의 옆을 촐랑이며 걷고 있었지만 유모차를 밀고 가던 엄마(정윤희,고양시 마두동) 의 마음은 왜 집을 나섰는지 후회가 됐다고 말했다.

평일과 다른 모습의 공원 풍경이 어린아이의 뇌리에 어떻게 각인될까 그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란다.

공원가득 메운 막걸리 포장쓰레기 더미와 안주 음식물더미 먹다 남은 막걸리 통이 공원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고 언제부터 마셨는지 오후 5시를 가리키는데, 술취한 사람들의 고성과 흐느적거리며 아이들의 시선은 무시된채 삼삼오오 공원바닥 곳곳을 메우고 있었다.

그러나 이 행사는 개시전 여러 가지 조건을 준수해야 사용할수 있다는 확약을 받고 '장항근린공원'의 사용이 승인됐다.

그러나 이 조건이 준수되지 못했음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고양시의 공원사용 조건은 공원내에서는 여하를 막론하고 화기물질의 반입이 금지돼 있다.

이는 조리를 할 수 없다는 이야기인데 이곳에서는 빈대떡 등의 안주를 판매하고 있었다.

또, 쓰레기분리수거나 청소철저, 영업판매 행위금지 및 특정업체 물품 홍보 금지 등이 지적돼 있었으나 이 어느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

이외에도 안전요원과 진행요원 배치와 행사목적에 위배되는 상행위를 절대 금한다고 돼 있으나 이 또한 전혀 지켜지지 못한 것은 행사를 지켜 본 사람이면 알 수가 있었다.

이러한 행사에 고양시는 혈세 2000만원을 지원했고 경기도는 1500만원을 지원했다.

해당 구청 청소담당은 이곳의 청소를 대신해 줬다고 하니 기막힌 일이 아닐 수 없다.

청소를 대신한 관계자는 이 행사가 시와 도에서 지원해주는 행사이기 때문이란다.

우리의 공원에서 술판을 벌이고 있는 행사에 우리가 그들을 위해 돈대주고 청소까지 해주는 일이 벌어졌다.

이와 관련해 고양시 주민생활지원본부 이상화과장은 “전통주를 소개하는 자리여야 하는데 과잉선전과 과음이 문제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행사 주최측 관계자는 “전국에 많은 막걸리 판매점이 있어 앞으로 이 행사자체를 영원히 하지 않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속행사를 하지 않는다는 방침과 관련해 시 관계자는 “이들이 행사 끝날 즈음에 항상하는 넉두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아기엄마 정윤희씨는 “자라나는 아이들의 눈에 비춰질 이러한 막걸리 축제 행사는 장항근린공원이 아닌 청소년과 격리된 다른 공간을 사용해야 될 것” 이라고 말해 관계공무원들과 상이한 의견이 어떻게 반영될지 내년을 지켜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