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1분기 주가, 환율에‘희비’
10대그룹 1분기 주가, 환율에‘희비’
  • 오승언기자
  • 승인 2009.04.27 18: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거래소‘주요그룹 시가총액·주가등락 현황’
10대 그룹 계열사 주식도 환율 급등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한국거래소가 27일 발표한 '주요그룹 시가총액 및 주가등락 현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동안 원달러 환율이 급변하면서 10대 그룹 계열사 주가도 상당히 영향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자산총액 상위 10개 기업집단(공기업 제외) 중 포스코그룹의 시가총액 증가율이 가장 낮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포스코그룹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33조8467억원에서 지난 23일 35조5293억원으로 4.97% 증가했다.

이는 10개 그룹 중 최하위며 동시에 57.44% 증가를 기록한 1위 현대차그룹에 비해 현저히 낮은 증가율이다.

최근 국내 증시가 급격히 호전되면서 10대그룹 모두 시가총액이 증가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포스코그룹으로서는 다소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대신증권 문정업 연구위원은 "포스코는 고환율 피해주"라면서 "다른 10대 그룹사 주식은 대체로 환율 상승으로 인한 수혜주들"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 주가는 2007년 10월2일 고점(76만5000원)을 찍은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고 회복이 더딘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 환율 급상승 사태까지 벌어지자 포스코 주가는 다른 종목 주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을 보일 수밖에 없었고 지난 23일 종가 기준으로 39만5000원까지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1분기 들어 급상승했다.

지난 2월3일 장중 처음으로 1400원대를 기록한 후 2월20일 1500원선을 돌파했다.

1600원선을 위협하던 환율은 3월3일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겨우 하락세로 돌아섰다.

환율은 23일 1달러당 1348원을 기록했다.

포스코그룹에 이어 2번째로 낮은 시가총액 증가율을 기록한 롯데그룹(8.50% 증가) 종목들도 환율에 의해 타격을 입었다.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제과는 주가등락률 면에서 10대그룹 계열사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롯데제과 주가는 2008년 종가 130만5000원에서 지난 23일 101만1000원까지 22.53% 떨어졌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식품업계는 원래 매출원가 비중이 높고 그 중에서도 원재료비가 차지하는 몫이 크다"며 "게다가 밀가루나 설탕 등 식품 원재료는 재고보유기간도 짧아 환율 변동에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환율 급상승으로 롯데제과의 올해 1분기 실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1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8.5%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2.4%, 순이익은 49.5% 감소했다.

반면 환율 급상승으로 주가가 급등한 종목도 있었다.

삼성그룹 계열사인 에이스디지텍은 10대그룹사 중 주가등락률 최상위에 자리했다.

에이스디지텍 주가는 지난해 말 4500원에서 지난 23일 1만7100원까지 280%나 치솟았다.

삼성전자에 편광필름을 공급하고 있는 에이스디지텍은 환율 상승으로 영업력이 강화돼 실적도 빠르게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