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우리 군 GP에 총탄 수발 발사… “9·19군사합의 위반”
北, 우리 군 GP에 총탄 수발 발사… “9·19군사합의 위반”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5.0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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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GP. (사진=연합뉴스TV/연합뉴스)
육군 GP. (사진=연합뉴스TV/연합뉴스)

북한군이 강원도 비무장지대(DMZ)에 있는 우리 군 감시초소(GP)에 총격을 가한 것과 관련해 군당국이 “북한의 행위가 군사합의 위반”이라며 항의했다. 다만 북한군이 의도적으로 총격을 가한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점에서 도발 여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3일 합동참보본부는 “오늘 오전 7시41분께 중부 전선 감시초소(GP)에 대해 북측에서 발사된 총탄 수발이 피탄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GP 근무자가 수발의 총성을 듣고 주변을 확인했으며 그 결과 GP 외벽에서 4발의 탄흔과 탄두 등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북한군 GP에서 운용 중인 화기로 사격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10여발씩 2회에 걸쳐 경고사격을 가했다. 또 사격 중단을 촉구하는 내용의 경고 방송을 하기도 했다. 우리 군 장비와 인력에 피해는 없었다.

군당국은 2시간 후인 오전 9시35분께 남북 장성읍 군사회담 남측 수석대표 명의로 대북 전통문을 보냈다. 여기에는 상황이 확대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 줄 것과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설명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아직까지 북한으로부터 답신이 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군당국은 “북한의 총격이 일체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한 9·19 남북군사합의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군사합의 체결 이후 GP에서 총격이 벌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20일 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뒤 총격이 이뤄져 일각에서는 의도적 도발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군당국은 북한 GP가 통상적으로 도발에 유리한 지형에 있지 않고, 북한 GP 인근에 있는 영농지역에서 상황 발생 전이나 직후에도 일상적인 영농활동이 지속해서 식별되고 있는 점 등을 들며 의도적 도발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상황이다.

또 북한의 이번 총격은 대북 전단 살포, 6·25전쟁 유해발굴 작업, GP 철수와는 연관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군당국은 북한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총탄을 발사한 것은 아니라는 데 무게를 두고 당시 기상과 북한 동향 등을 고려해 오발 사고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의도성을 분석하고 있는 중이다.

한편 북한은 2014년 10월 대북 전단 풍선을 향해 고사총 10여발을 쏘고 우리 군은 북한 GP를 향해 대응 사격 한 바 있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