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車 수출액 전년比 36% 감소…금융위기 이후 최대
4월 車 수출액 전년比 36% 감소…금융위기 이후 최대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5.03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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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수출국 이동제한령 등 수출길 막혀
車부품 49.6% 급락…완성차보다 충격 커
유럽산 수입액은 전년 대비 60% 폭증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4월 자동차 수출은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수출액은 23억9100만달러(약 2조9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6.3% 감소했다. 이 같은 감소폭은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9년 6월 –38.1%를 나타낸 이후 10년10개월 만에 최대치다.

지난 3월 수출액은 전년 대비 3.0% 증가했지만, 코로나19가 유럽, 미국 등에서 본격적으로 확산하면서 지난달 감소로 돌아섰다. 주요 수출국에서 이동제한령이 내려지거나 영업점들이 문을 닫으면서 수출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지역별 자동차 수출액은 4월1일∼25일 기준으로 미국의 경우, 전년 대비 16.7% 줄어든 8억6000만달러(약 1조500억원)다. 유럽은 4억6000만달러(약 5600억원)로, 21.4% 감소했으며, 독립국가연합(CIS)은 러시아 루블화 가치 급락과 신차 소비 감소로 58.6% 줄어든 1억달러(약 1200억원)다.

다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친환경차 수출 비중을 확대해 단가가 상승하면서 그나마 충격을 완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기차 수출액은 3억9800만달러(약 4850억원)로, 전년 대비 56.3% 증가해 상승세를 이어갔다.

자동차산업연합회는 국내 완성차 5개사를 대상으로 지난달 수출물량을 조사한 결과, 12만6589대로 나타나 전년 동월 대비 4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수출 감소는 국내 공장 가동중단으로 이어졌다. 생산해도 재고만 쌓이기 때문이다.

현대차 울산 4공장 ‘포터’ 생산라인은 지난달 27∼29일 공장가동을 멈췄으며, 기아차 소하리 1·2공장과 광주 2공장은 지난달 27일 휴업을 시작해 이달 11일 다시 문을 연다. 하지만, 소하리 1·2공장은 이달 22∼25일에도 문을 닫는다.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한국GM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5월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해 사정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금융위기 충격이 가장 컸던 지난 2009년 1월 수출 감소율 –54.8%의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 주요 수출국이 이동제한을 완화하고, 경제활동이 점차 활기를 되찾아도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우려는 남아있다.

미국의 올해 1분기 성장률은 –4.8%로, 지난 2008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올해 2분기에는 더욱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은 지난달 판매량이 3만3968대를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39% 감소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을 모두 합하면 6만6479대로, 38.7% 줄었다.

지난달 자동차부품 업계 타격은 완성차보다 컸다.

지난달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10억2200만달러(약 1조2500억원)로, 전년 동월 대비 49.6% 급락했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자동차 시장이 침체하고, 유럽에서 완성차 공장가동이 중단되며 부품 수출이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별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4월1∼25일 기준 미국이 1억9000만달러(약 2300억원), 유럽이 1억6000만달러(약 2000억원)로, 각각 59.2%, 53.5% 줄었다. 이외에도 중남미 9000만달러(약 1100억원·-59.1%), 인도 4000만달러(약 490억원·-50.2%), 중동 5000만달러(약 610억원·-33.2%) 등 감소세를 보였다.

한편 자동차 수입액은 9억4500만달러(약 1조1500억원)를 기록해 전년 대비 12.1% 증가했다. 해외 업체들이 코로나19 영향이 적은 우리나라로 물량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독일 등 유럽산 자동차 수입액은 전년 동월 대비 60.0% 상승했다. 다만, 미국은 22.6% 감소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