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물류창고 참사 시공사 대표 사과…경찰, 시공사 등 압수수색
이천 물류창고 참사 시공사 대표 사과…경찰, 시공사 등 압수수색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04.3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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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유가족 “사과 말고 대책을 말하라” 거세게 항의
이천 물류창고 화재참사 시공사 대표가 유가족 휴게실로 마련된 모가실내체유관을 찾아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천 물류창고 화재참사 시공사 대표가 유가족 휴게실로 마련된 모가실내체유관을 찾아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천 물류창고 공사현장 시공사 대표가 전날 발생한 화재로 대규모 인사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대책을 요구하는 유가족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 

30일 오후 1시 55분께 화재가 발생한 물류창고의 시공사 ‘건우’의 대표가 피해 유가족들의 휴게실이 마련된 모가실내체육관을 찾아 연신 “죄송하다”며 흐느꼈다. 

이날 체육관 단상 위로 올라간 이 대표는 단상 중앙에 서서 유가족 앞에 무릎을 꿇은 후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하겠다”며 재차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 대표의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던 유족 10여명은 그에게서 사고와 관련된 대책 등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자 “대책을 얘기하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유족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이 대표는 단상 중앙에 무릎을 꿇은 지 5분도 안 되서 업체 관계자의 부축을 받은 채 체육관을 벗어났다. 

이 대표가 체육관을 빠져나가자 유족들은 큰 소리로 “사과 말고 대책을 설명하라” “절만 하고 가면 끝나는 것이냐” 등 거세게 항의하며 그의 뒤를 쫓았다. 

이 과정에서 5분만에 회사 관계자들의 부축을 받고 체육관을 벗어난 이 대표가 갑자기 쓰려져 일어서지 못했다. 이 대표가 쓰러지자 그를 부축한 회사 관계자들과 이 대표를 일으켜 세우려는 유족들 사이에서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체육관을 벗어난 즉시 이 대표는 인근에 대기 중이던 119 구급차를 이용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유족들은 곧이어 이천시를 상대로도 거세게 항의했다. 

유족들은 “단상에 오른 이 대표가 뭐라고 말하는데 마이크조차 설치가 안 돼 하나도 안 들렸다. 여기 온 이상 사고 관련해서 뭐라도 얘기를 하게끔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이 대표가 떠난 체육관에서는 유족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시공사 '건우' 측은 체육관에 관계자를 보내 향후 대책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체육관 입구는 유족 및 건우 관계자 외에 출입이 통제됐다.

전날 경기 이천시 모가면 소재 물류창고 공사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총 38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다쳤다. 

총 4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번 사고 희생자 상당수는 전기, 도장, 설비 등의 업체에서 고용한 일용직 근로자로 파악됐다.  

현재까지 사망자 38명 중 29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한편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이날 오후 시공사인 건우의 충남 천안 본사 사무실과 건축주인 한익스프레스의 서울 본사 사무실, 감리업체, 설계업체 등 4개 업체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안전조치 위반사항 등을 살펴볼 방침이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