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서 ‘악취 닭똥 거름’ 코로나19 방역에 사용
스웨덴서 ‘악취 닭똥 거름’ 코로나19 방역에 사용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04.30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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룬드 방역당국 “인파 차단 및 잔디 거름 주는 효과”
지난해 4월30일 스웨덴 말뫼에서 열린 발푸르기스의 밤 행사. (사진=EPA/연합뉴스)
지난해 4월30일 스웨덴 말뫼에서 열린 발푸르기스의 밤 행사. (사진=EPA/연합뉴스)

유럽 주변국들과 달리 강제 봉쇄 조처를 택하지 않은 스웨덴에서 도시 봉쇄 대신 악취 방역을 선택해 화제다. 

29일(현지시간) 스웨덴 남부 대학 도시 룬드 당국에 따르면 축제 ‘발푸르기스의 밤’을 앞두고 많은 인파가 운집할 우려가 커지자 방역 당국은 중앙공원에 악취를 발생시키는 닭똥 거름을 뿌려 사람들이 모여들지 않도록 조처했다고 연합뉴스가 30일 영국 BBC 방송 등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웨덴 룬드에서는 매년 4월30일이면 중앙공원에 모여 ‘발푸르기스의 밤’ 축제를 즐겨왔다. 

‘’발푸르기스의 밤‘은 독일 및 스칸디나비아 지방 일대에서 개최되는 가톨릭 성 발푸르기스 축일인 5월1일을 기리기 위해 하루 전일 밤 많은 주민들이 모여 화톳불을 피운다. 

다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며 많은 인파가 운집할 경우 바이러스 감염 확산이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다. 

더욱이 스웨덴은 주변 국과는 달리 도시 봉쇄 조처(외출금지, 영업제한 등)를 취하지 않았다. 때문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축제 등의 행사를 막기가 어려운 현실이다.  

이에 룬드 방역 당국은 고육지책 끝에 중앙공원에 악취를 유발하는 닭똥 거름을 뿌리기로 한 것이다. 

이에 대해 룬드시의회 환경위원회 룬드블라드 위원장은 “중앙공원 잔디밭에 거름을 주는 기회가 될 뿐만 아니라 악취를 풍겨 공원에 앉아 맥주를 마시기에는 썩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지 신문 쉬드스벤스칸은 룬드블라드 위원장이 "4월 마지막날 밤, 룬드가 코로나 사태 확산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웨덴은 현재 유럽 주변국들과 달리 주민의 도시 봉쇄 조처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특히 고령자층의 외출 및 사회적 거리 두기를 권고해 코로나 확산을 통제하겠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전략은 스웨덴 내에서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다만 방역 전문가 일부에서는 '무책임한 집단면역 전략'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30일 현재 스웨덴 내 코로나19 사망자는 244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주변국인 노르웨이는 38명, 핀란드 37명, 덴마크가 76명으로 집계됐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