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사각지대' 미등록 외국인…정총리 "의료 접근성 높여야”
'방역 사각지대' 미등록 외국인…정총리 "의료 접근성 높여야”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0.04.29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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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본 회의에서…“불법체류자로 내몰면 방역사각지대 커질 우려”
중대본 회의에서 발언하는 정세균 총리. (사진=연합뉴스)
중대본 회의에서 발언하는 정세균 총리. (사진=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미등록 외국인들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사각지대로 언급하며 “신분 걱정 없이 마스크를 공급받고 진료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당부했다.

정 총리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우리나라에 체류 중인 미등록 외국인은 약 38만명"이라며 "불안한 신분 때문에 의심 증상이 있어도 선별진료소를 찾지 않을 개연성이 높아 지역감염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정 총리는 "이들을 불법 체류자로 내몰고 단속하면 깊숙하게 숨어 오히려 사각지대가 더 커질 수 있다"면서 "(이들에 의한 감염이 발생하면) 자칫 외국인 혐오를 부추기지는 않을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출입국 관리보다는 방역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고, 감염예방과 확진자 조기 발견을 위한 의료 접근성 확대가 중점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싱가포르에서 열악한 환경의 외국인 근로자 기숙사를 중심으로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것을 예로 들며 “밀폐된 생활 공간과 방역 물품 부족 등 감염이 발생하면 쉽게 확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밀집지역에 대한 방역강화와 이들이 신분 걱정 없이 마스크를 공급받고 보건소나 의료단체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우리가 방역의 모범으로 평가받으며 이만큼 해낼 수 있었던 바탕엔 이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다"며 방역현장 일선에 있는 이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아울러 "사명감과 자부심을 갖고 코로나19 종식까지 계속 노력해달라"고 전했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