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직원 정리해고 종용"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직원 정리해고 종용"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4.27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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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 노조, 강서구 본사 기자회견 열고 고용 유지 촉구
"점령군 행세 하는 제주항공과 애경 경영진 찾아갈 것"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방화동 이스타항공 서울 본사 앞에서 ‘이스타항공 정리해고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연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대한민국조종사노조연맹,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사진=이성은 기자)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방화동 이스타항공 서울 본사 앞에서 ‘이스타항공 정리해고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연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대한민국조종사노조연맹,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사진=이성은 기자)

“제주항공 경영진은 이미 지난해부터 내부 논의를 통해 이스타항공을 현재의 규모로 축소해 운영하려고 계획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은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방화동 이스타항공 서울 본사 앞에서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대한민국조종사노조연맹,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등과 함께 ‘이스타항공 정리해고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애경그룹과 제주항공 경영진의 정리해고 종용 중단을 주장하며 이같이 밝혔다.

노조는 “이스타항공의 이번 정리해고는 결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며 “애경그룹과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로 저비용항공사(LCC) 독점사업자 지위를 획득할 욕심에 이스타항공 경영진을 앞세워 뒤에서 정리해고를 종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조는 “만약, (제주항공이) 뒤에서 정리해고 종용을 계속한다면, 애경그룹과 제주항공도 커다란 저항에 직면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이스타항공 경영진은 전체 직원의 22%의 인력 정리해고 구조조정안에 대한 노사협의회를 열고, 정리해고 대상 발표 준비에 돌입했다.

현재 이스타항공 직원 수는 정규직 1430명, 계약직 248명 등 총 1678명이다. 정리해고 대상 인력은 300명 내외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지난 6일 이 같은 내용의 구조조정 방안 추진 계획을 밝혔다. 또, 이스타항공은 지상조업을 담당하는 자회사인 이스타포트와 계약을 해지하기도 했다.

노조는 이스타항공의 이 같은 구조조정은 인수 추진 기업인 제주항공이 인수 전부터 뒤에서 종용해왔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전국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지난해 7월과 9월 새로운 항공기가 각각 1대씩 도입돼 총 2대를 들여왔다”며 “하지만, 갑작스럽게 (이스타항공) 매각이 진행되면서 항공기 반납이 진행됐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보유 중인 항공기의 리스 계약이 종료되기 전인 항공기 일부를 조기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제주항공의 인수 계획 속에서 리스 만료 기간이 최대 3년 이상 남은 항공기를 반납하는 것은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반증이라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전국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현재 코로나19 위기로 어렵다고 하지만, 많은 LCC들은 그런 리스 항공기를 반납하지 않고 있다”며 “코로나19 이후를 보면서 노선을 계속 유지하려 하고 있지만, 이스타항공에서는 유독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의 구조조정과 관련해 “(사측은 근로자들과) 실제 만나는 자리에서 노골적으로 ‘제주항공의 결정’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이날 노조는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정상화 계획 표명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멈추고 운항 재개 △정부의 이스타항공 정리해고 중단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노조는 “부당 정리해고 중단, 희망퇴직 신청 노동자 복직 등 투쟁을 위해 온·오프라인으로 서명 운동을 실시하고, 전 직원 대책위원회 구성을 추진할 것”이라며 “현 정부의 고용 유지 정책에 대한 의지를 확인하기 위해 시민사회와 함께 연대해 청와대, 고용노동부, 국회를 찾아가고, 점령군 행세를 하는 제주항공과 애경 경영진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