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소주’ 돌풍…화요·일품진로·대장부 자존심 경쟁
‘프리미엄 소주’ 돌풍…화요·일품진로·대장부 자존심 경쟁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04.27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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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까지 증류식 소주 찾아…홈술·가심비 확산 한몫
지난해 400억원 6년 새 3배 증가…광주요 50% 넘어
하이트진로 '한정판' 승부수…롯데칠성 '가성비' 앞세워
서울의 모 대형마트 주류매대에 진열된 화요와 일품진로 등 증류식 소주. (사진=박성은 기자)
서울의 모 대형마트 주류매대에 진열된 화요와 일품진로 등 증류식 소주. (사진=박성은 기자)

주류업계는 최근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를 즐기는 연령대가 중장년층에서 젊은 2030세대로 확대되는 가운데, 관련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아직 시장규모는 크지 않지만 성장세가 꾸준하고, 젊은 세대가 앞으로 핵심 소비층이 될 것이라는 가능성을 보고 다양한 도수와 마케팅을 앞세워 프리미엄 소주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증류식 소주는 에탄올(주정)에 물과 감미료를 섞는 ‘참이슬’, ‘처음처럼’과 같은 희석식 소주와 달리, 쌀·보리·옥수수와 같은 곡물을 발효한 액체를 증류한 원액에 물을 타서 알코올 도수를 조정한 고급 소주를 뜻한다. 

국내 프리미엄 소주시장은 광주요그룹의 ‘화요’가 독주한 가운데, 하이트진로의 ‘일품진로’와 롯데칠성음료의 ‘대장부’가 뛰어들면서 규모는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광주요그룹의 '화요' (제공=광주요그룹)
광주요그룹의 '화요' (제공=광주요그룹)

시장규모는 2013년 100억원(업계 추정치)에서 지난해 400억원으로 6년 사이에 세 배가 늘었고, 2022년에는 700억원대의 성장세가 점쳐지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4050 중장년층이 고급 식당에서 마시는 비싼 술로 인식됐으나, 최근 들어 밀레니얼과 Z세대 등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혼술(홀로 음주)과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 추구)’ 문화 확산에 다양한 술을 경험하고 싶은 니즈(Need) 때문에 관련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점유율 1위의 화요는 2005년 출시 이후 매년 연평균 20%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며 지난해까지 총 1200만병(누적)이 판매된 최강자다. 지난해 매출만 213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6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가장 많이 판매되는 화요25를 비롯해 화요17과 화요41, 화요53, 오크통에서 숙성한 화요X-프리미엄 등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에 맞춰 도수를 달리하고, 용량 역시 각 도수별로 부담 없는 200밀리리터(㎖)부터 대용량 750㎖까지 내놓으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도수가 높을수록 가격대(가정용 유통채널 기준)는 병당 수만 원대에 이르지만, 대표 상품인 화요25의 경우 375㎖ 기준 1만원대 초반으로 부담을 낮춰 가정용 소비가 꽤 늘어났다. 광주요그룹 관계자는 “전체 매출에서 업소용이 70%를 차지하나, 최근 홈술과 혼술 트렌드로 가정용 비중이 점차 늘고 있다”고 말했다.

화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홈술 문화 확산과 젊은층과 여성 등 신규 소비층에서의 수요 확대를 감안해, 올해 매출 목표는 전년보다 30% 늘린 280억원으로 잡았다. 

이를 위해 화요를 활용한 칵테일 레시피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홍보와 레시피북 배포, 화요 칵테일 대회 개최 등 프로모션을 강화해 소비층 확장에 적극 나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CJ올리브네트웍스와 협업을 통해 경기도 여주공장에 도입하는 ‘스마트팩토리’ 시설을 이달 말 1차 완공하고, 생산부터 출고까지 전산화를 통해 생산성 향상과 품질관리에 더욱 철저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일품진로 2019년산 한정판. (제공=하이트진로)
일품진로 2019년산 한정판. (제공=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는 기존의 일품진로 소주를 프리미엄급으로 리뉴얼해 지난 2018년 6월 ‘일품진로 1924’를 내놓고,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일품진로 1924는 하이트진로가 대표 주류회사로서 최상급 소주가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4년  간의 연구 끝에 개발한 제품이다. 주 소비층은 4050세대이지만, 최근 연령대가 2030까지 확대돼 홍대 등 대학가와 젊은 층이 자주 찾는 상권에서 프로모션을 강화하며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판매량은 5년간(2013~2017년) 연평균 80%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다.

대표상품인 일품진로 1924 외에도 한정판 ‘일품진로 2018년산(출고가 6만5000원)’과 ‘2019년산(9만8000원)’을 각각 6000병, 9000병 한정판으로 제작해 공급했는데,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으며 조기 완판됐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젊은 층의 소비확대로 프리미엄 소주가 점차 대중화되는 점을 고려해, 상권별·연령별로 맞춤형 프로모션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부터 판매되고 있는 대장부23. (제공=대장부 공식 SNS 캡쳐)
이달부터 판매되고 있는 대장부23. (제공=대장부 공식 SNS 캡쳐)

롯데칠성음료도 이달 초부터 출고가 5000원으로 가격부담은 줄이면서도, 맛과 품질은 여느 프리미엄 소주에 못지않은 가성비 제품 ‘대장부 23’을 출시했다. 2016년 5월 출시한 대장부25와 같은 해 11월 내놓은 대장부21에 이어 라인업을 강화한 것이다. 

특히 대장부25는 타 사의 경쟁 브랜드(도수 기준)인 화요25와 일품진로 1924보다 가격 대비 20~30%가량 저렴하게 책정했는데, 이러한 가성비 전략이 맞아 떨어지면서 가정용 매출 비중은 전체의 45%가량으로 경쟁 브랜드보다 더 높은 상황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1000원 후반대의 대장부21을 비롯한 모든 제품을 저렴한 가격이라는 점을 앞세워 공격적으로 마케팅한 덕분에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