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코로나19에 1분기 '끙끙'…2분기 고강도 대책 마련
철강업계, 코로나19에 1분기 '끙끙'…2분기 고강도 대책 마련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4.2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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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등 전방산업 부진 영향…코로나 세계적 대유행 장기화 전망
포스코 생산량 조절…현대제철 일부 전기로 가동 중단 가능성 열어
(사진=현대제철)
(사진=현대제철)

철강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자동차 등 전방산업이 부진한 가운데, 올해 1분기 실적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올해 2분기도 해외 생산기지 가동 중단 등의 영향으로 실적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철강업계는 생산량 감소나 보유 자산 정리 등 고강도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국내 철강 1, 2위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지난 24일 발표한 올해 1분기 실적에서 급락한 성적표를 내놨다.

철강업계의 1분기 실적 부진은 코로나19 여파로 자동차 등 수요 산업이 생산 차질을 빚은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풀이된다.

자동차산업은 코로나19 초기 중국 공장에서 와이어링 하니스(배선 뭉치) 공급 문제로 국내 공장이 가동을 멈추면서 생산 차질이 빚었다.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미주, 유럽 등 해외로 번지면서 해외 공장을 셧다운(일시적 가동 중단)해야 하는 악재가 이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 1분기 현대자동차는 영업이익이 4.7% 상승했지만, 순이익은 42.1% 떨어졌고, 기아자동차는 영업이익이 25.2%, 순이익은 59.0% 급감하면서 실적 하락을 면치 못했다.

포스코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1.4% 급락한 7053억원을 기록했으며, 현대제철은 29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

현대제철은 지난 24일 컨퍼런스콜에서 “현대·기아차의 경우 셧다운 기간이 연장돼 4월 말 기준 50만대 이상 생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자동차용 강판도 30만톤(t)가량의 생산 차질이 불가피해 (해당 물량을) 일반 판매나 내수로 전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같은 날 컨퍼런스콜에서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에 따라 자동차, 건설 등 수요 산업 불황으로 철강 수요가 감소하고, 제품 가격은 하락하는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철강업계는 올해 상반기 이후 코로나19가 진정세에 접어들면 올해 하반기에 상반기 하락분을 상쇄할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충격이 큰 데다, 세계적 대유행 장기화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어 자구노력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앞으로 고강도 대책을 실행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광양3고로 개수 공사를 통해 올해 조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0% 내외로 감소하는 등 자연스러운 감산 효과를 발휘했다. 또 매주, 매월 대책회의를 진행해 설비 가동률을 변경하고, 스크랩 구매 물량을 조절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생산·판매 활동을 유연하게 운영하며, 생산 관련성이 적은 간접비용의 극한적 절감, 투자 우선순위 조정 등 고강도 대책을 실행하겠다”며 “수주와 시장 상황을 보면서 탄력적으로 운영한다고 봐달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일부 전기로 가동을 중단할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일부 박판열연 전기로는 비가동도 검토하고 있다”며 “고로는 정상가동하지만, 박판열연은 수주가 불가능하면 박판 부문을 위주로 비가동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대제철은 지난 19일 밝힌 현금 확보를 위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사옥 매각 결정에 이어 현대오일뱅크 지분 매각 등 도움이 되는 자산을 대부분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자산 매각은 재무적으로 도움이 될 항목은 대부분 다 진행 중”이라며 “현대모비스 주식은 별개지만, 이외에 갖고 있는 기타 자산은 전체적인 일정에 따라 매각한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성은 기자 sele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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