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업계 1분기 실적 '급추락'…유동성 관리 '집중'
글로벌 자동차업계 1분기 실적 '급추락'…유동성 관리 '집중'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04.26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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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순이익 '반토막', 다임러 -70%, 폭스바겐 -81%
공장 가동 재개하고 있으나 불확실성 증대로 현금 확보 적극
(제공=연합뉴스)
(제공=연합뉴스)

현대·기아차와 다임러, 포드를 비롯한 세계 자동차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올 1분기 실적이 급락한 가운데, 공장 재가동에 나서는 분위기다. 이와 함께 소비심리가 언제 회복될지 예측하기 어려워 유동성 확보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올 1분기 순이익은 818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절반 수준(48.9%)에 머무른 것인데, 코로나19에 따른 중국 실적이 감소한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독일 다임러의 1분기 영업이익은 7억1900만유로(약 9567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70%가량 떨어졌고, 폭스바겐도 9억유로(1조2000억원)로 무려 81% 급감했다. BMW의 경우 1분기 판매는 20.6% 줄었다. 

미국 포드의 1분기 손실은 20억달러(2조4700억원) 규모로 추산되며, 프랑스의 르노는 1분기 매출이 20% 정도 감소한 101억유로(13조4400억원)에 그쳤다.

이들 자동차 업체들은 코로나19로 피해가 확산되면서 올해 실적 전망을 모두 포기한 상황이다. 기아차는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시장 수요가 2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나, 더 악화될 여지도 충분하다고 우려했다. 르노그룹도 지금의 위기가 얼마나 오래 지속할지, 앞으로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불명확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세계 자동차 업계는 공장 운영을 하나둘씩 가동에 들어가고 있으나,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유럽지역 공장 가동을 시작했고, 내달 4일부터 미국 생산기지 운영도 재개할 방침이다. 다만 현대차는 유동성 확보를 경영관리의 최우선으로 꼽고, 2016년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처음으로 3000억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기아차도 회사채 60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포드는 150억달러(18조5175억원) 한도대출에 더해 채권 발행으로 80억달러(9조8760억원)를 조달했고, 5월4일 공장 재가동을 앞두고 전미자동차노조와 협의 중이다. FCA(피아트크라이슬러)는 62억5000만유로(8조3167억원) 신용을 확보하는 한편, 이달 27일부터 이탈리아 세벨공장을 가동한다. 

일찌감치 1조엔(11조4720원)의 유동성을 확보한 도요타는 내달 4일에 미국과 캐나다 공장 운영을 재개할 방침이고, 닛산은 46억달러(5조6787억원) 규모의 신용을 요청해둔 상태다.  

BMW는 5월4일부터 미국 공장을 열고, 유럽의 딩골핑 공장과 멕시코 공장은 11일에 연다. 볼보는 앞서 지난 20일부터 스웨덴 공장 문을 열었고, 미국의 사우스 캐롤라이나 공장도 5월11일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벤츠의 미국 앨라배마 공장은 이달 27일, 폭스바겐 테네시 공장은 5월3일에 가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