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컨테이너 1호선 'HMM 알헤시라스'호 명명
세계 최대 컨테이너 1호선 'HMM 알헤시라스'호 명명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4.2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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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4000TEU급 첫 번째 인도…1·2주 간격 총 12척 취항 예정
문 대통령 "해운 재건의 신호탄"…김정숙 여사 대모로 참석
23일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개최된 ‘HMM 제1호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명명식’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배재훈 HMM 대표(맨 오른쪽)가 밧줄을 끊은 후 ‘HMM 알헤시라스호’를 바라보는 모습. (사진=HMM)
23일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개최된 ‘HMM 제1호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명명식’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배재훈 HMM 대표(맨 오른쪽)가 밧줄을 끊은 후 ‘HMM 알헤시라스호’를 바라보는 모습. (사진=HMM)

HMM(구 현대상선)은 ‘HMM 제1호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명명식’을 23일 개최했다. 이번 선박은 ‘HMM Algeciras’(에이치엠엠 알헤시라스)호로 명명됐으며, 지난 2018년 9월 계약한 12척의 2만4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선박 중 첫 번째 인도된 세계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선이다.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개최된 이날 명명식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동걸 한국산업은행 회장, 황호선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 배재훈 HMM 대표 등 관계자 16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참석해 대모(代母, 밧줄을 끊어 배를 바다로 내보내는 행사자)의 역할을 수행했다.

이날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오늘 ‘알헤시라스호’ 명명식으로 대한민국 해운 재건의 신호탄을 세계로 쏘아 올리게 됐다”며 “열두 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우리 해운산업의 위상을 되살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HMM은 지난 2018년 정부의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내 조선 3사와 약 3조15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선박 20척의 건조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HMM 알헤시라스호 선박명은 공모를 통해 확정됐으며, 유럽의 주요 항구도시 12곳을 선정해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에 적용했다.

특히, 1호선 선명으로 채택된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은 유럽과 남미를 잇는 남북항로와 아시아와 북미 동안을 잇는 동서항로가 교차하는 곳으로, 지중해와 북유럽·북미로 이어지는 최적의 환적항이자 전략적 물류 거점으로서 HMM이 지난 2017년 인수했다.

이번 초대형선 확보로 HMM의 경쟁력이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이 선박들은 HMM의 운송 능력을 향상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통한 비용 경쟁력과 최고의 연비 효율성을 갖춰 원가경쟁력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HMM 알헤시라스호에는 1TEU 컨테이너박스 약 2만4000개를 실을 수 있으며, 이 컨테이너 박스들을 한 줄로 나열할 경우 서울에서 대전까지(144㎞)의 직선거리에 해당한다.

이 선박에 초코파이를 싣는다면, 1TEU에 약 29만개(낱개 기준), 총 70억개를 실을 수 있다. 이는 전 세계 인구가 한 개씩 먹을 수 있는 분량이다. 또 라면을 적재할 경우 총 5억5000만개를 실을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국민이 4일동안(11끼)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사진=HMM)
(사진=HMM)

선박의 길이는 399.9미터(m)로, 여의도 63빌딩(264m), 파리의 에펠탑(320m) 보다 길고,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롯데타워(555m, 세계 6위)보다 작다.

화물 적재량은 세계 최대 규모지만 선박 승무원은 23명으로, 기존에 운영되던 3000∼4000TEU급 선박 승무원 수와 동일해 비용 원가경쟁력이 최적화됐다.

또 황산화물 배출가스 저감 장치인 스크러버를 장착해 올해부터 강화된 국제환경규제에 대비하면서 상대적으로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

특히, 개방형·폐쇄형이 모두 가능한 하이브리드형 스크러버(HYBRID SCRUBBER)를 설치해 항만별 스크러버 규제에도 대비했다.

HMM은 이번 선박을 시작으로 앞으로 1∼2주 간격으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으로부터 올해 9월까지 2만4000TEU급 12척을 인도받고, 내년에는 현대중공업으로부터 1만6000TEU급 8척을 인도받을 계획이다.

이 중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은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에서 운영하는 아시아-유럽노선에 투입돼 회원사들과 함께 선복을 채워 나갈 계획이다.

배재훈 사장은 “지금까지 HMM의 재건에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해주신 여러 기관들과 이해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번 초대형선 확보와 디 얼라이언스 협력 개시를 통해 글로벌 선사들과 당당히 경쟁하며 대한민국 해운산업의 재건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한편 HMM은 세계 3대 해운 동맹의 하나인 디 얼라이언스와 협력도 4월부터 본격화됐다.

HMM은 하팍로이드(Hapag-Lloyd, 독일), ONE(일본), 양밍(Yang Ming, 대만)과 함께 디 얼라이언스 정회원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면서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신뢰를 회복하고, 비용구조 개선, 서비스 항로 다변화 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디 얼라이언스는 아시아를 비롯해 유럽, 지중해, 북아메리카, 중앙아메리카, 중동, 홍해, 인도 등 전 세계 78개 항만에 기항하며, 총 33개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중 HMM은 27개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HMM 알헤시라스호를 시작으로, 초대형선 20척(약 42만TEU)의 인도가 완료되면 선복량이 현재 45만TEU에서 약 90만TEU로 기존보다 두 배 이상으로 확대된다.

HMM은 추가 발주·용선을 통해 오는 2022년까지 약 110만TEU 수준으로 선복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