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막말·논란 대명사, 통합당서 민주당으로 옮겨가나
[기자수첩] 막말·논란 대명사, 통합당서 민주당으로 옮겨가나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4.23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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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집이 불어도 문제다. 21대 국회 임기가 시작하기도 전 더불어민주당에서 구설수에 오르는 당선인이 속속 나오고 있다.

총선을 승리로 이끈 거물 인사들은 벌써부터 걱정하는 분위기다. 이해찬 대표는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열린우리당의 아픔을 우리는 깊이 반성해야 한다"며 "그것을 반성해 우리에게 맡겨진 소임을 깊이 생각하며 국회와 정당을 잘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주신 의석엔 그만큼의 책임이 따른다"며 "이 사실을 결코 잊지 말고, 항상 겸허한 자세로 국민의 뜻을 살피고 소기의 성과를 거둬야 한다"고 거듭 부각했다.

차기 대통령 선거 유력주자 이낙연 전 상임선거대책위원장 역시 같은 자리에서 "국민께선 저희에게 기대 이상의 의석을 주시면서 감당할 수 있는 최대한의 책임도 안겨주셨다. 국민의 지엄한 명령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국민이 주신 책임을 이행하려면 국민의 뜻을 모으고 야당의 협조도 얻어야 한다"고 전했다. 또 "그런 일의 시작은 겸손에 있다"며 "모든 강물이 바다에 모이는 것은 바다가 낮게 있기 때문"이라고 충고했다.

다만 논란은 이곳 저곳에서 터지고 있다.

유권자에게 욕설을 한 어기구 의원은 "대단히 송구스럽다"고 사과하면서도 "자그마한 현안이라도 생기면 일방적인 주장과 지시, 심지어 인간적으로 견디기 힘든 모욕조차 서슴지 않는 내용의 문자 폭탄은 정상적인 생활을 불가능하게 할 지경이었다"고 해명했다.

이병훈 당선인은 광주형 일자리 등 현안 해결을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아이큐(IQ) 세 자리 이상이니까 광주형 일자리에 대해서만 간결하게 해달라"는 등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다가 "오만하게 행동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발언에 더 신중하겠다"고 사과했다.

성희롱과 여성 비하 발언을 일삼은 유료 팟캐스트(방송)에 출연해 구설수에 오른 당선인은 사법시험준비생모임으로부터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황운하 당선인은 4·15 총선 출마에 앞서 경찰청에 의원면직(사직)을 신청했지만, 비위 혐의가 있는 자는 의원면직할 수 없다는 대통령 훈령에 따라 수리되지 않았다. 반면 국회법 29조는 국회의원으로 선출된 자는 국무총리 또는 국무위원직 이외의 다른 직을 겸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어 한동안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좌진에 대한 논란까지 불거졌다. 한 현역 의원 비서관은 상습적으로 부인을 폭행했단 의혹으로 사직 처리됐다. 강원도 내 민주당 소속 기초의회 의장은 지인을 술병으로 내리치는 등 폭행으로 물의를 빚고 도당에서 탈당했다.

'막말'과 '논란'의 대명사가 민주당으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거대 집권여당 이름이 점점 더럽혀지고 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