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장기전 대비해야" 산·학 전문가, 변이 우려
"코로나19 백신, 장기전 대비해야" 산·학 전문가, 변이 우려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0.04.22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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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제약바이오기업 도전장…"안전성 확보까지 장시간 소요될 것"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가 적어 백신개발에 어려움이 있을 뿐만 아니라 바이러스 특성상 변이가 자주 발생해 백신을 개발해도 예방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이미지=연합뉴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가 적어 백신개발에 어려움이 있을 뿐만 아니라 바이러스 특성상 변이가 자주 발생해 백신을 개발해도 예방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를 막을 마지막 카드로 ‘백신’이 떠오르는 가운데, 업계와 학계에선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백신 개발을 성공해도 코로나19 바이러스 특성상 변이가 심해 예방률을 보장할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와 학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국내외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도전장을 내고 연구에 돌입했지만,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에 오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코로나19 백신 상용화도 그만큼 지체될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중엔 SK바이오사이언스, GC녹십자, 보령바이오파마, 스마젠, 지플러스생명과학, 제넥신 등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나섰다. 이들 기업 모두 현재 후보물질 발굴을 위한 전임상(동물실험) 단계를 밟고 있다.

정부는 국산 코로나19 백신 개발 목표 시점을 2021년 하반기 또는 2022년 중으로 설정했다. 또 개발된 백신을 구매해 비축, 제약바이오기업이 들인 노력이나 비용을 보상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와 학계에선 ‘코로나19’ 백신 개발 자체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임상을 거쳐 상용화하는 데까지 수년에서 수십년이 필요하단 의견이 지배적이다.

기모란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비상대책위원장은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백신이 지금까지 없었기 때문에 새로 만들어야 하지만 쉽지 않다”며 “무엇보다 코로나19가 계속 유행해야 한다는 게 전제돼야 한다. 사스나 메르스도 유행을 하지 않아 개발이 중단되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백신은 치료제와 달라 개발했다고 해도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을 통해 안전성을 검증하기 어렵다”며 “건강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대규모 임상을 해 안전성을 담보해도 안전성 시험 대상이 아닌 취약한 그룹을 대상으로 백신을 사용하는 아이러니한 상황까지도 발생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기 교수는 “(백신을) 사용할 가능성이 매우 낮은데 (1~2년 내) 개발 얘기를 하는 건 희망고문일 뿐”이라며 “백신개발에 대해 지속적으로 얘기하는 건 관련 기업들의 주가부양밖에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황응수 대한백신학회 회장은 “백신은 아직 시작단계로 빨라야 임상 1상에 불과하다. 지금 상황에선 수년에서 수십년도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선 ‘코로나19’ 백신을 상용화하더라도 높은 예방률을 기대하기 어렵단 주장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 일종으로, RNA 바이러스는 체내에 침투한 뒤 바이러스를 늘리기 위해 유전정보를 복제하는 과정에서 변이가 잘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백신을 연구하는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감기도 바이러스 종류가 많아 백신 개발이 나오지 않고 있으며, 코로나19와 같은 RNA 바이러스인 사스나 메르스도 백신이 없다”며 “설령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어도 코로나바이러스의 변이가 심해 예방률이 높을 거라고 보장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황응수 회장도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은 변이에 취약해 백신이 개발됐다고 해도 효과를 확신할 수 없다. 즉, 유용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라며 “코로나19의 경우 감염 초기라 관련해 명확한 자료나 근거도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