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파생 거래 '4년 연속 최대'…변동성 증대로 헤지 수요↑
장외파생 거래 '4년 연속 최대'…변동성 증대로 헤지 수요↑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0.04.22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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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경7945조원으로 전년 대비 10% 증가
기초자산 중 '통화 관련' 비중 77.6%로 최대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단위:조원, %) (자료=금감원)
장외파생상품 거래 규모(단위:조원, %) (자료=금감원)

금융시장 변동성 증대로 헤지(hedge) 상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장외파생상품 거래 규모가 작년까지 4년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장외파생상품 거래 규모가 전년 대비 10%가량 늘어난 1경7945조원에 달한 가운데, 통화 관련 거래 비중이 77.6%로 가장 컸다.

2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9년 금융회사 장외파생상품 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금융회사의 장외파생상품 총 거래 규모는 1경7945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1경6304조원 대비 1641조원(10.1%) 늘어난 것으로, 장외파생상품 거래는 지난 2016년(1경2644조원)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후 작년까지 4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금감원은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헤지(hedge) 수요가 증가해, 통화선도(1345조원) 및 이자율스왑(233조원) 거래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통화선도는 환리스크를 줄이는 수단으로 사용되며, 미리 정한 가격으로 미래시점에 특정 통화를 매매하기로 하는 계약이다. 이자율스왑은 이자율리스크 헤지를 위해 주기적으로 명목 원금에 대한 이자(주로 고정 및 변동금리)를 상호 교환하는 거래를 말한다. 

지난해 말 장외파생상품 잔액은 1경435조원으로 전년 말(9279조원) 대비 1156조원(12.5%) 증가했다. 이자율스왑 잔액이 전년 말 대비 630조원(11.1%) 증가했고, 통화선도도 363조원(16.5%) 늘어난 것이 전체 잔액 증가를 이끌었다.

기초자산별 장외파생상품 거래현황을 보면, 통화 관련 거래가 1경3929조원(77.6%)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자율(3757조원·20.9%)과 주식(207조원·1.2%), 신용(29조원·0.2%) 등이 뒤를 이었다. 잔액 기준으로는 이자율(6460조원·61.9%)과 통화(3795조원·36.4%), 신용(81조원·0.8%), 주식(80조원·0.7%) 순으로 집계됐다. 

권역별 거래규모 면에서는 은행이 1경4827조원으로 82.6%를 차지했고, 증권사(12.7%)와 신탁(자산운용 등 포함 3.4%)이 뒤를 이었다. 은행은 통화선도(1경1402조원)와 이자율스왑(2789조원) 및 통화스왑(457조원) 등 대부분 장외파생상품에서 가장 큰 거래 규모를 보였다. 

작년 금융사가 장외파생상품을 중개·주선한 거래 규모는 213조2000억원으로 전년 197조5000억원보다 15조7000억원(7.9%) 증가했다. 이 중 통화 관련 장외파생상품의 중개‧주선 거래 규모는 65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8조원(75.3%) 증가했다.

금감원은 외국은행의 국내지점 또는 외국계 증권사가 본점과 국내 금융회사 간 중개·주선한 통화선도 및 통화스왑거래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금융회사 장외파생 거래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국내 금융시장 주요 리스크가 해외로 노출되거나, 국제 금융시장 리스크가 국내 투자자들에게 유입될 가능성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외파생상품거래 증가추세 및 거래상대방 다변화에 대비해, 장외파생상품거래 관련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강화할 예정"이라며 "주요 20개국(G20) 장외파생상품시장 개혁의 일환으로 거래정보저장소 제도와 비청산 장외파생상품거래 개시증거금 교환제도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