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4·15 부정선거?… '왈가왈부'에 통합당 내부서도 질책
[이슈분석] 4·15 부정선거?… '왈가왈부'에 통합당 내부서도 질책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4.22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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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중심으로 사전투표조작·교차투표불가 의혹
정진석·장제원 "성찰하라"… 이준석, 반박토론 준비
지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개표요원들이 비례정당 투표용지를 수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개표요원들이 비례정당 투표용지를 수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부 보수 유튜버(인터넷방송인) 사이에서 나온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투표 조작' 의혹이 정통보수 공당 미래통합당에서도 나왔다. 집권여당은 물론 통합당 안에서도 자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통합당을 향해 "공당으로서 책임있는 모습을 요구한다"며 "선거조작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건 선거에 대한 신뢰성을 해치는 걸 넘어 민주주의 근간을 해친다"고 비난했다.

현재 일각에서 거론하는 '4·15 부정선거' 주장의 핵심은 '사전투표 조작'과 '교차 투표 불가'다.

일부 유튜버 사이에서 퍼진 사전투표 조작설은 통합당 소속으로 출마한 일부 지역구 후보자가 본투표에서는 이겼지만, 지난 9~10일 치러진 사전투표에선 크게 진 현상에서 파생했다. 각기 다른 지역구에서 1·2위 후보의 관외·관내 사전 득표율이 소수 둘째 자리까지 같기 때문에 사전투표 개표에서 부정이 있었을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역대 최대 투표율(26.69%)을 기록했던 이번 사전투표에 참가한 전체 유권자(1174만2677명) 중 50·60대 투표 참가자는 약 619만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5060세대는 통상 통합당 후보를 지지했기 때문에 사전투표에서 민주당에 몰표를 줬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또 하나는 교차 투표 불가설이다. 국민 정서상 민주당을 지지하면 정당명부제 투표에서도 범여권 비례대표 선출용 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을 찍었을 거란 주장이다. 실제 이번 선거에서 지역구 300석 중 163석은 민주당이 가져갔지만, 비례대표 투표에선 통합당의 비례대표 선출용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이 시민당보다 2석 많은 19석을 차지했다.

선거 당시 이낙연 민주당 후보와 황교안 통합당 후보가 대결했던 서울 종로에서만 해도 이 후보가 황 후보를 1만7308표 차이로 앞섰지만, 정당지지 투표에선 미래한국이 시민당을 448표 차이로 앞섰다. 이런 현상은 서울과 경기, 충청권에서 다발적으로 나왔다.

총선 참패로 위기를 맞은 통합당에선 일부 의원이 이런 의혹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지난 20일 통합당 의원총회에선 총선에서 낙선한 민경욱 의원이 사전투표 조작설을 언급했고, 재선에 성공한 박성중 의원도 "이번에 사전투표가 상당한 문제점을 갖고 있다"며 "거기에 실증적·구체적 수치도 제시가 됐고, 만약 진실로 밝혀진다면 부정선거가 되는 것"이라고 부각했다.

막말 논란을 부른 차명진 전 경기부천병 후보도 "두 학생의 답안지가 숫자 하나 안 다르게 똑같다면 이상한 것 아니냐"고 제기했고, 김태우 전 서울강서을 후보는 "50억원 정도 현상금을 내걸어 내부 고발자를 찾아야 한다"고까지 전했다.

미래통합당 이준석 최고위원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이준석 최고위원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런 주장에 대해선 통합당에서도 질책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진석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전투표  선거부정 시비에 대해 "정도(正道·바른길)가 아니다"라며 "선거 패배 결과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무조건 성찰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장제원 의원 역시 "더 이상 사전투표 조작 의혹 제기는 그만했으면 좋겠다"며 "자칫 잘못하면 선거 불복의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어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또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해 진 것"이라며 "성찰이 필요한 시기에 또다른 논란을 낳아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준석 최고위원의 경우 논란 종식을 위한 장외토론을 준비했다. 이 최고위원은 "도대체 조작 주장하는 분들이 온라인 말고 현실에서 무엇을 들고 나올 수 있을까 진심으로 궁금하다"고 질타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