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화학업계, 국제유가 급락에 '우울'…실적 기대치 하락
정유·화학업계, 국제유가 급락에 '우울'…실적 기대치 하락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4.22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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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가스부터 화학까지 13개 업체 1분기 영업손실 6602억원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 4조398억원 관측…전년比 24.96% 감소
(사진=아이클릭아트)
(사진=아이클릭아트)

정유·화학업체들은 국내 증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석유 수요 감소와 국제유가 급락으로 실적 전망치 하락과 주가 약세를 겪고 있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석유·가스, 화학 업종 13개 업체의 올해 1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660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3개월 전 전망치인 영업이익 1조6490억원, 1개월 전 전망치 영업이익 4310억원과 비교하면 크게 하락한 전망이다.

특히, 국내 최대 정유업체인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 732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 3311억원에서 적자로 돌아서는 것이다.

에쓰오일(S-OIL)도 1분기 영업손실 477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외에도 증권사들은 대한유화와 롯데케미칼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93.7%, 86.1% 급감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13개사 중 11개사의 이익이 줄거나 적자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연긴 기준 실적 기대치는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석유·가스, 화학 업종 13개사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해보다 24.96% 감소한 4조398억원으로 관측된다. 이는 3개월 전 전망치 7조9425억원 대비 49.14%, 1개월 전 전망치 5조7129억원 대비 29.36% 줄어든 수치다.

SK이노베이션 등 대형 정유사들의 실적 부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의 비용을 뺀 정제마진이 줄고, 코로나19로 수요가 대폭 감소한 탓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또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서(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37.6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국제유가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사상 처음이다.

실적 부진 전망이 잇따르는 가운데, 13개사의 평균 주가는 연초 이후 –13.77% 하락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의 지난 21일 종가는 9만8000원으로 연초 이후 무려 34.33% 하락했다.

이어 에쓰오일(-29.5%), 효성화학(-28.72%), 한화솔루션(-23.61%) 등의 순으로 하락 폭이 컸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이너스 정제마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정유사들의 실적은 더 악화할 것”이라면서도 “석유·화학 기업들은 올해 상반기까지 유가 하락 전 구매한 고가 나프타 사용으로 실적이 저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