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무소속, 한판 대결로 요약
민주당-무소속, 한판 대결로 요약
  • 김용군기자
  • 승인 2009.04.23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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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연대 파괴력·유권자 실망 등이 변수
전주 재보선은 정동영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 선언에서 시작돼 신건 전 국정원장과의 '무소속연대'까지 확산, 민주당의 '집안싸움'이 돼버렸다.

이에 따라 전주 덕진과 완산갑에서 열리는 재보선 두 선거의 핵심은 민주당과 무소속의 한판 대결로 요약할 수 있다.

정 전 장관이 출마를 선언한 덕진 지역은 사실상 정동영 후보의 승리가 기정사실화 된 가운데 민주당도 일단 끝까지 해보자는 분위기다.

지난 15일 발표한 폴리뉴스 여론조사(표본 632명, 오차범위±3.89%)에서 정동영 후보 61.3%, 민주당 김근식 후보 10.9%로 나타나 초반판세에서 정 후보가 압도적으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전략 공천자로 덕진에 나선 김근식 후보는 스스로 자신과 정 전 장관을 '다윗과 골리앗'에 비유해 자신의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아주 작은 다윗이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명분과 원칙, 미래의 편에 서 있었기 때문이고 정 후보는 이미 과거의 편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미경 사무총장도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당에서 가장 많은 사랑과 혜택을 받은 분이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나가고 심지어는 무소속 연대까지 한다는 것에 대해서 동정심을 갖고 있던 분들도 공인으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보고 있다"고 공개 비판하며 민주당의 승리를 조심스레 점쳤다.

민주당은 특히 탈당을 하지 않은 채 정 전 장관의 선거를 돕고 있는 당내 인사들에 대해서는 선거 직후 윤리위원회를 소집해 엄격한 처벌을 할 것으로 경고하는 등 집안 단속에도 나섰다.

정세균 대표는 정 전 장관 측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전북 시도 의원 90여명을 소집해 이같은 방침을 밝혔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유권자들의 시선은 어느 쪽에도 곱지 않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됐던 지난 16일 전주 덕진에서는 당 지도부와 정동영 후보 측의 유세 동선이 겹쳐 유세 차량의 스피커 볼륨을 갖고 신경전을 벌였다.

급기야 고성과 막말까지 오가는 진풍경이 벌어져 양 후보들은 지역 유권자들의 원성을 들어야 했다.

정동영 후보와 무소속 연대를 형성한 신건 후보의 전주 완산갑 출마 역시 민주당에게는 무시하지 못할 '장애물'로 등장했다.

정동영 후보의 출마를 막지 못한 민주당은 신건 후보의 출마설이 흘러나오자 박주선 최고위원이 다섯 차례나 신 후보를 만나 불출마를 설득했지만 결국 실패, 지역에서 덕망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신 후보와의 정면대결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민주당이 완산갑에 출마시킨 후보가 친노 인사인 이광철 전 의원인 만큼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노무현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 인사들의 도덕성에 대한 유권자들의 '실망감'이 선거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도 짙다.

신건 후보는 이 점을 집중 공략해 "전주가 친노 386의 셋방이 되는 일을 막아내야 한다.

왕도(王都) 전주가 친노 386의 손바닥에 들어가서야 되겠나"라고 비난전을 펼쳤다.

민주당은 일단 이광철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10% 이상 앞서고 있는 만큼 승리를 자신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당 지도부의 안일한 태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지난 총선 때 보수층의 표가 막판에 결집돼 민주당이 참패했던 것처럼 10%가 넘는 격차도 안심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발표한 폴리뉴스 여론조사(표본 516명, 오차범위±4.31%)에서 민주당 이 후보는 39.6%를 기록해 12.8%를 기록한 무소속 신 후보를 배 이상 앞선 것으로 나타나 무소속 연대에 대한 초반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 후보는 신 후보와 합동유세를 펼치기로 하는 등 무소속 세력 키우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어 '집안싸움'이 어떤 귀결을 맞게 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