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 수출 '반등'…라면·김치·김 등이 견인
농식품 수출 '반등'…라면·김치·김 등이 견인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04.19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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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전년比 2% 늘어난 22억9114만달러, 첫 '플러스' 성장
농심·대상·CJ·인삼공사 등 식품업계 글로벌 마케팅 주효
미국 코스트코에 판매 중인 농심 신라면. (제공=농심)
미국 코스트코에 판매 중인 농심 신라면. (제공=농심)

올해 들어 농식품 수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춤거렸으나, 식품업계의 적극적인 글로벌 마케팅으로 라면과 김치, 김 등의 해외 소비가 확대돼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 3월 누계 기준 농식품(수산 포함)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2% 증가한 22억9114만달러(약 2조7900억원)로 집계됐다. 1월과 2월에는 각각 -13.0%, -3.5% 감소세를 기록했으나, 3월 한 달간 농식품 수출이 12.1%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올 1분기를 상승세로 마감했다.   

이처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농식품 수출 반등을 견인할 수 있었던 것은 라면과 김치, 김, 인삼류 등 효자품목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호조를 보인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올 1분기 라면 수출액은 1억3210만달러(1608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7.5% 늘었다. 특히 한국산 식품 수출국 톱(Top)4로 꼽히는 일본(53.6%)과 중국(45.5%), 미국(20.4%), 베트남(54.4%) 모두 전년 동기와 비교해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보이며, 한국 라면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은 고무적이다.

이는 농심과 삼양식품, 오뚜기 등 국내 대형 라면업체들이 해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전개한 영향이 크다. 특히 농심은 최근 영화 ‘기생충’의 오스카상 수상 전후로 글로벌 홍보를 집중 진행하며, ‘K-라면’ 열풍을 선도했다. 

기생충 영화에 삽입된 ‘짜파구리(짜파게티와 너구리)’는 많은 해외 소비자들에게 회자되면서, 최근에 공급이 없었던 칠레와 바레인, 수단 등에서 수입을 요청하며 수출국도 70여개국으로 확대됐다. 덩달아 ‘신라면’과 ‘너구리’, ‘육개장사발면’ 등의 해외 공급도 함께 늘었다. 

농심 관계자는 “짜파구리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접하고, 현지 슈퍼·마트에 우리 제품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실제 수출로 이어진 것”이라며 “기존에 신라면을 주로 찾던 해외 거래선이 이제는 짜파게티와 너구리 등을 함께 찾고 있다”고 밝혔다.

K-푸드의 ‘얼굴’ 격인 김치도 19.0%의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며 3018만달러(367억원)의 수출액을 기록했다. 대상 종가집과 CJ제일제당의 비비고, 풀무원 등 식품업체들이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을 비롯해 홍콩·대만 등 중화권을 대상으로 상품과 유통채널을 다변화하고, 코로나19 이슈에 맞춰 김치가 면역력 증진에 좋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부각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대상 관계자는 “최근 미국에서는 아시아푸드 매대가 점차 커지고 있는 추세인데, 한국의 김치도 아시아를 대표하는 식품으로 점차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며 “앞으로 코스트코를 비롯한 미국의 주류 유통채널 입점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은 CJ제일제당과 동원F&B, 대상 등이 반찬용 조미김 외에도 다양한 종류와 맛을 강조한 김스낵 제품을 해외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선보이면서, 5.7% 증가한 1억3281만달러(1617억원)를 기록했다. 국내 김 생산이 이전보다 줄어들고, 코로나19 확산으로 핵심시장인 중국에서의 수출이 회복되지 않은 가운데 얻은 성과라 의미가 깊다. 

CJ제일제당의 경우 지난 2월 말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에 조성한 김 공장을 본격 가동하고 있어, 앞으로 미국 내수는 물론 북미와 남미시장에서 비비고 김을 집중 홍보한다는 방침이다.  

인삼도 2월까지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4.5% 줄었으나, ‘정관장’을 앞세운 KGC인삼공사 등 수출업체들이 코로나19 이슈에 대응해 면역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 해외 판촉을 전개하면서 3월 누계 6% 가량 늘어난 5231만달러(637억원)로 반등했다. 

KGC인삼공사는 정관장을 앞세워 중국·대만·미국·일본 등 해외법인을 중심으로 현지 취향을 고려한 맞춤형 제품 개발과 마케팅으로 글로벌 건강식품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