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압승으로 당내 기반 확보… 황교안은 '브레이크'
홍준표·김태호·김두관·이광재 생환… '신인'에 진 오세훈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막을 내린 가운데, 선거 기간 곳곳에서 뛰었던 잠룡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대선구도에 지각변동이 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가장 주목이 됐던 서울 종로에서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를 상대로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이들의 대결은 각각 현 문재인 정부와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총리였다는 점과 여야 간판 대권 잠룡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됐다.
결과적으로 이 후보가 승리를 거뒀고, 황 대표는 낙선이 결정되자마자 기자회견을 통해 사퇴를 발표했다.
황 대표는 1년2개월 만의 당대표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으며, 대권 행보에도 브레이크가 걸리게 됐다.
그는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은만큼 당분간 정치 일선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이 당선자는 이번 승리를 발판으로, 유력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를 더 공고히 다지게 됐다.
특히 그는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에서 당선되면서 '호남 출신'이라는 지역적 한계도 넘어서게 됐다는 평이 나온다.
또 전국을 오가며 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를 펼쳤고, 이들이 대거 국회에 진출하면서 그간 당내 기반이 약하다는 약점도 극복했다.
험지에 출사표를 냈던 잠룡들의 생사 여부도 주목된다.
김부겸 민주당 후보는 여권의 험지인 대구 수성갑에 세 번째 도전장을 냈지만 고배를 마셨다.
오세훈 통합당 후보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포함해 민주당에서 20년 집권한 서울 광진을에 도전했지만 낙선했다.
오 후보는 지난 2018년 말부터 지역구를 잡고 1년 넘게 바닥을 다지며 이번 총선에 사력을 다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 대변인 출신 고민정 후보에게 막혔다.
특히 오 후보는 '정치신인' 고 후보에게 패했다는 리스크까지 안게됐다.
지난 2012년 대선에 출마하려 경남지사직을 던졌던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경남 양산을에 도전해 승리했다.
강원 원주갑에서 당선된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오른팔 이광재 당선자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입' 박정하 통합당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되면서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대권 잠룡은 보란듯이 생환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통합당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 돼 각각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특히 19대 대선에서 당시 한국당 후보로 나섰던 홍 전 대표는 대구 수성구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통합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이 외에도 총선에서 후보로 나서지 않았지만, 지원전에 나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백의종군한 유승민 통합당 의원은 당직을 맡지 않았던 덕에 오히려 선거 패배 책임에서 한 발 비켜섰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기대에 못미치는 정당 득표로 입지가 좁아졌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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