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만명 몰린다… 2차 온라인 개학 '기대반 우려반'
400만명 몰린다… 2차 온라인 개학 '기대반 우려반'
  • 박선하 기자
  • 승인 2020.04.15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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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첫 원격수업… 미래교육 혁신사례 기대감
학습 플랫폼 서버 불안 등 문제… "해결 어려울 것"
대구시 남구 대구고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화학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구시 남구 대구고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화학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국 초·중·고교의 2차 온라인 개학이 16일 실시된다. 고3·중3에 고 1~2학년, 중 1~2학년, 초 4~6학년까지 약 400만명의 학생이 사상 초유의 원격수업에 참여하게 된다.

교육계에서는 온라인 개학에 따른 학습 플랫폼 불안으로 인한 우려와 정규 수업을 원격수업으로 운영하는 유례없는 혁신 사례가 될 것이란 기대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15일 교육부에 따르면 고3·중3 학생 86만여명에 이어 고 1~2학년, 중 1~2학년, 초 4~6학년 312만여명이 16일부터 온라인 개학한다.

이에 교육 당국이 제공하는 원격교육 플랫폼(학습관리시스템·LMS)인 'EBS 온라인클래스'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e학습터'의 접속 인원은 약 5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갑자기 늘어나는 접속 수요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도록 교육부는 시뮬레이션과 과부하 테스트 등을 통해 대비를 했다.

구체적으로 접속 장애가 잇따르는 EBS 온라인클래스와 e학습터 서비스와 관련해 개별 클래스 URL로 접속하도록 하고, 접속 인프라를 확충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

만약 접속 문제 탓에 원격수업을 계획대로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 교사가 학생들에게 별도 과제를 부과하는 등 대체 학습을 제공할 방침이다.

하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여전히 장애로 인한 수업 차질을 걱정이 나온다. 이미 중·고 3학년만 수업을 듣는 와중에도 학습관리시스템이 접속 과부하 현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EBS 온라인클래스와 e학습터는 2차 개학을 목전에 둔 지난 14일에도 로그인 오류가 발생해 학생들이 불편을 겪었다.

여기에 2차 개학에는 혼자 원격수업을 제대로 해내기 어려운 초등학생(4~6학년)도 포함된 것을 고려하면 불안이 가중된다는 목소리도 높다.

초등학교 4학년 자녀를 둔 '워킹맘' 김모(42)씨는 "아이가 기술적 오류 등의 문제로 출석을 못 하거나 과제 제출이 안 될까 봐 걱정"이라며 "불안한 마음에 개학날은 연차를 냈는데,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정보통신기술 전문가들도 원격수업의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서버 과부하 시험에는 적어도 몇 개월이 걸리는 만큼 일정이 너무 빼곡하다는 의견이다.

한 전문가는 "교실수업을 온라인으로 온전히 옮기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에 가깝다"며 "정부가 전문가들과 함께 이를 고려한 해결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각에선 해외에서는 우리나라처럼 모든 초등·중등학교가 정규수업 시간표대로 실시간 원격수업을 펼치기로 한 사례가 없는 만큼 이번이 미래 교육의 혁신 사례로 남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일례로 미국 뉴욕주와 워싱턴 D.C에서는 원격수업을 시행 중이지만 온라인으로 학습자료나 과제를 제공하는 수준이고, 로스앤젤레스는 정보통신 인프라 부족으로 고교생의 10% 이상, 초등학생의 40% 이상이 원격수업에 접속하지 못했다.

수원에 있는 중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이모(32) 교사는 "우리나라가 원격수업을 정규 수업으로 운영하는 첫 성공 사례로 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처음 시행이라 다소 혼란도 있지만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문제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