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통화스왑 일본·영국·스위스 등으로 확대해야"
한경연 "통화스왑 일본·영국·스위스 등으로 확대해야"
  • 이소현 기자
  • 승인 2020.04.15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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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펀더멘탈 약화·자본유출 상황 대비 필용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 S&P 500 추이. (자료=Federal Reserve Economic Data·한경연)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 S&P 500 추이. (자료=Federal Reserve Economic Data·한경연)

한국경제연구원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장기화에 대비해 일본과 영국, 스위스 등과도 스왑 체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외환 보유고 수준에서는 외환위기 가능성이 낮지만, 경제 펀더멘탈 약화가 지속되면 자본유출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15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주요 경제위기와 현재 위기의 차이점과 향후 전망'이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은 앞으로 상당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경연은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주식시장이 회복되기까지 S&P 500의 경우 5년, 코스피의 경우 3년이 걸렸다며, 이번 사태에서도 위기 이전의 안정세를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주식시장의 경우 주요국 경기부양책에 따라 단기적 주가 급등은 발생할 수 있지만, 실물경제 호전 없이는 하향 추세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연은 현재 외화보유고 수준이라면 당장 외환위기 가능성은 낮더라도, 경제위기 장기화에 대비해 통화스왑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경엽 한경연 경제연구실장은 "수출부진 장기화로 경상수지 적자가 쌓이고 경제 펀더멘탈 약화가 지속되면서 자본유출이 확대된다면, 외국투자자들의 심리적 불안이 증폭되면서 외환보유고가 부족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경제위기 장기화에 대비해 미국과 통화스왑 확대는 물론 미국과 상시적·무제한 통화스왑을 맺고 있는 국가들인 일본과 영국, 스위스 등과 통화 스왑 체결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보고서는 코로나19 전 이미 한국의 기초체력이 약화돼 이번 경제위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경우 미국 대공황 초기 때와 유사한 패턴을 밟고 있다는 주장이다.

미국은 지난 1933년 국가산업진흥법을 제정해 최저임금제를 도입하고, 최대 노동시간과 생산량을 제한하는 등 정책을 펼쳤다.

보고서는 이 같은 반시장적 정책이 대공황으로 인한 경제위기를 악화시키고 위기로부터 회복시간도 지연시켰다고 주장했다.

조 실장은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현금성 복지 확대로 대변되는 소득주도 성장으로 인해 한국경제 성장률 하락 폭은 점차 커지고 있던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위기 없이도 이미 올해 1%대 성장이 예견된 바 있기 때문에 감염위기 상황이 종식된다 하더라도 심각한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특히, GDP갭(실질성장률-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해 이미 -2.1%p 수준으로 하락한 상태인데, 이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당시 GDP갭 -1.2%p 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신아일보] 이소현 기자

sohyu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