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2] 유권자 농락?… 공보물 '허위기재·네거티브' 난무
[총선 D-2] 유권자 농락?… 공보물 '허위기재·네거티브' 난무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4.1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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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공보물 두고 네거티브 공방… 고소·고발전으로 번져
민주당, 문재인·이낙연 물론 정은경까지 '끌어쓰기' 마케팅
통합당 '막말 논란' 공보물서도 이어져… 어이없는 실수도
지난 5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 우편함에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공보물이 꽂혀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5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 우편함에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공보물이 꽂혀 있다. (사진=연합뉴스)

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자 선거공보물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공약·정책에 대한 내용은 부족한 반면, 허위사실기재 논란과 네거티브(음해)만 난무했다는 평가다.

미래통합당 세종시당은 13일 세종시갑에서 출마한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해 통합당 후보 공약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통합당 김중로 후보가 낸 금강 개발 공약을 표절했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시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홍 후보가) 통합당 후보의 공약을 현실성 없다는 식으로 비판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통합당 후보 공약을 표절해 표를 달라고 하는 것인지 어처구니없다"며 "선거를 목전에 두고 공약을 베낀 것은 서거 전 불과 한 달 만에 내려와 세종시의 현실과 문제점을 모른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보물에 대한 정치권 네거티브 공방은 이달 초부터 이어졌다. 

앞서 7일에는 경기 부천시을에서 설훈 민주당 후보와 서영석 통합당 후보가 공보물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서 후보 측은 공보물에 설 후보에 대해 '초선 의원 평균보다 월등히 떨어진 공약이행률 26.5%'란 것과 '19개 공약 중 5개 완료'라는 내용을 담았고, 이를 두고 후보 간 반박과 재반박이 이어졌다.

지난 8일에는 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가 민주당 소속 서울 광진을 고민정 후보가 현직 주민자치위원의 지지 발언을 공보물에 명시한 것과 관련 "공보물상 지지 선언은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이라며 고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선관위에 고발했다.

허위사실기재 논란은 호남에서도 이어진다. 전라북도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1일 민주당 소속 윤준병 정읍시·고창군 후보와 같은 당 소속 김성주 전주병 후보에 대해 공보물에 허위사실이 있다고 공고했다. 윤 후보는 수상 경력에 허위사실이, 김 후보는 신고한 재산 내역 일부에 허위사실이 있다는 게 선관위 판단이다.

이를 고리로 윤 후보와 대결 중인 유성엽 민생당 후보 측은 "(허위사실공표는) 향후 사법기관 고발로 이어지고, 당선해도 '당선 무효형'까지도 나올 수 있다"고 압박에 나섰다. 김 후보에 대해선 정동영 민생당 후보 측이 "최대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중대사안"이라며 김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전라남도 여수을에선 민주당 소속 김회재 후보가 권세도 무소속 후보의 공보물에 허위사실이 적시돼 있다며 전남 선관위에 이의를 제기했고, 선관위는 '허위 내용'이라고 판정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역구 유권자 대량 발송 문자를 두고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민주당에선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물론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까지 공보물에 등장했다. 선거를 앞두고 득표하려고 사회적 인지도가 높은 인사를 끌어다 쓰면서 '유명인 마케팅(홍보)'에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역구 후보자 막말 논란으로 위기가 엄습한 통합당에선 공보물에서도 막말은 물론 부적절한 공약까지 내걸렸다. 

'세월호 천막' 막말 논란으로 제명당한 차명진 경기 부천병 후보 공보물에는 '세월호 슬픔을 이용해 권력을 차지하고, 뒤에서는 퇴폐적 행각을 벌인 자들에게'라고 적혀 있다. 또 전북 군산시에서 출마한 이근열 후보는 '중국 유곽을 조성하겠다'는 내용을 공보물에 넣어 논란을 불렀다. 유곽은 성매매 집결지를 뜻한다. 이 후보는 착오가 있었다고 급히 해명에 나섰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