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2] 급박해진 정치권, '막판 뒤집기' 위한 발언이 '막말 무리수'로
[총선 D-2] 급박해진 정치권, '막판 뒤집기' 위한 발언이 '막말 무리수'로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4.13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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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원우, 통합당 겨냥 "쓰레기정당"… 정봉주는 부정댓글 보고 욕설
통합당, '막말 악재 정점' 차명진 뒤늦게 제명… 후안무치 비난 여전
정봉주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달 29일 오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봉주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달 29일 오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자 정치권에선 막판 뒤집기를 위한 발언이 '막말' 무리수로 작용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위주로 불거졌던 막말 논란은 범여권에서까지 확산하면서 각 당 선거대책 지도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15 총선 관련 선거법 위반행위 조치건수는 고발 172건, 수사의뢰 20건, 경고 469건 등 총 661건이다. 선관위는 △인터넷·사회관계망서비스(SNS)·문자메시지 등을 이용한 후보자 관련 허위사실 유포·비방 행위 △정당·후보자 등의 다른 정당·후보자에 대한 불법 선거 운동 △후보자나 정당의 선거운동에 대한 방해 행위 등에 대해 집중 단속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실제 정치권에선 막말 논란과 후보자·상대정당 비방이 난무하고 있다.

먼저 여권에선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에서 통합당을 겨냥해 "국민에게 고통으로 다가오는 정당, 쓰레기 같은 정당, 쓰레기 같은 정치인"이라며 "저런 쓰레기들을 국민 여러분이 심판하셔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부르고 있다. 통합당은 이에 대해 "당원, 나아가 통합당 정책을 지지하는 일반 국민에 대한 모욕이자 우롱"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앞서선 윤호중 사무총장이 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돈키호테', 황교안 대표를 '애마',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을 '시종'으로 비유해 뭇매를 맞았다.

친문(친문재인)과 여권 인사로 주축을 이룬 비례대표용 정당 열린민주당도 구설수에 오르기 시작했다. 열린민주 소속 정봉주 전 열린우리당 의원은 인터넷 방송을 통해 자신의 방송에 대해 비판적인 시청자 댓글을 보고 "네거티브(음해)할 시간에 집에 가서 자라. 이 개○○들아"라고 욕설을 내뱉는가 하면, 열린민주당과 선을 긋고 있는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선 "나를 모략하고 음해하고, 시정잡배·개쓰레기로 취급했다"고 격분하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은 여권에서도 본인의 태도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황급히 사과했다.

정 전 의원과 같은 당 손혜원 무소속 의원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민주당 180석 압승'을 강조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대해 "저의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경계하자, 양 원장을 겨냥해 "많이 컸다"고 말해 부정적 눈초리를 샀다.

미래통합당 경기 안산단원을에 출마한 박순자 후보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후보가 '성적 비하' 팟캐스트에 수차례 출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경기 안산단원을에 출마한 박순자 후보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후보가 '성적 비하' 팟캐스트에 수차례 출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네거티브 선거전도 이어진다. 경기 안산 단원을에 출마한 통합당 소속 박순자 후보는 상대 후보인 김남국 민주당 후보가 과거 성적인 소재를 다루는 인터넷 방송에 출연한 점을 문제삼아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다. 여성의 성 비하, 성 희화화, 성 품평에 참여했다는 점에 있어 국회의원 후보로서 자격이 없다는 게 박 후보 의견이다.

야권에선 통합당이 총선 악수 정점을 찍은 '세월호 천막' 막말 파장을 일으킨 차명진 경기 부천병 후보를 뒤늦게 제명했다.

차 후보는 최근 방송토론회에서 세월호 유족 일부를 겨냥해 천막에서 성적문란행위가 벌어졌다고 주장하며 '○○○ 사건'을 언급해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탈당 권고'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이후 상대 후보인 김상희 민주당 후보의 현수막이 자신의 현수막 위·아래로 설치된 것을 두고 "나는 '○○○'이 싫다"고 다시 한 번 문제의 발언을 해 비판을 불렀다.

통합당 박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대로 가면 개헌 저지선(100석)도 위태롭다"며 차 후보 제명 사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앞서 윤리위가 결정한) '탈당 권유'도 사실상 제명 효과를 갖는다고 봤는데, 오히려 본인이 면죄부를 받은 것처럼 행동하니까 악영향에 더 큰 악영향을 준 거 같다"며 "예상보다 훨씬 파장이 크다"고 말했다.

'총선 악재 정리'와 '위기감 극대화'라는 두 가지 전략을 구사했지만, '후안무치'라는 평가와 중도층 이탈 가능성은 여전한 실정이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