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5] 유승민, 차명진 '탈당 권유'에 "수도권 선거 안 좋은 영향"
[총선 D-5] 유승민, 차명진 '탈당 권유'에 "수도권 선거 안 좋은 영향"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4.10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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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황교안, 결단 내려야 할 문제"
지난 3일 경기 고양을 함경우 후보 지원유세에 나선 미래통합당 유승민 의원이 덕양구 행신역 인근에서 만난 한 아이와 눈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3일 경기 고양을 함경우 후보 지원유세에 나선 미래통합당 유승민 의원이 덕양구 행신역 인근에서 만난 한 아이와 눈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은 10일 '세월호 천막' 막말 논란을 부른 차명진 경기 부천병 후보자에 대한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탈당 권유' 결정에 대해 "수도권 선거에 굉장히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이날 서울 마포을 지원 유세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언론 보도를 통해 윤리위 결정을 접했다"며 "결국 이제는 김종인 총선선거대책위원장과 황교안 대표, 두 분이 결단을 내려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차 후보는 최근 한 방송사에서 진행한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 사건이라고 아는가"라며 "지난 2018년 5월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가 나온 것을 이미 알고 있다"고 말해 논란을 불렀다. 다만 토론회에서 맞붙은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후보가 당시 "세월호 사건을 신성시하지 않는 쪽은 짐승"이라고 칭했다는 게 차 후보 진술이다.

김 총괄위원장은 사태가 불거지자 "말이 적절한지 아닌지 따질 문제가 아니다. 공당의 국회의원 후보가 입에 올리면 결코 안 되는 수준의 말을 내뱉었다"며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이어 "(당 차원에서) 그런 일이 다신 없을 것이라 약속드린다"며 윤리위의 엄정 조치를 촉구했다.

하지만 통합당 윤리위는 이날 오전 2차 회의를 실시한 후 차 후보에 대해 "선거기간 중 부적절한 발언으로 당에 유해한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도 "상대 후보의 '짐승' 비하 발언에 대해 이를 방어하고 해명하는 측면에서 사례를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탈당 권유' 결정을 내린 사유를 밝혔다. 김 위원장이 요구한 '제명'보다 한 단계 아래 조치를 내린 것이다.

김 총괄위원장과 황 대표는 윤리위 결정에 대해 다소 분위기가 다르다.

김 총괄위원장은 "총괄위원장 자격으로 나는 차 후보를 통합당의 후보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윤리위의 판단 능력이 굉장히 한심하다"고 질타했지만, 황 대표는 "윤리위는 윤리위대로 독자적인 권한이 있어 그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안다"며 "조금 더 숙의하고 관계 등을 살펴 상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유 의원은 윤리위 조치에 대해 "우리가 그런 조치로 나가면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수도권 선거에 굉장히 안 좋은 영향 미칠 것"이라며 "이건 정치적 판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민심 등을 감안하면 '탈당 권유' 결정은 맞지 않다는 뜻이다.

유 의원은 그러면서 "선거 관련 각종 여론조사가 다 맞지는 않겠지만, 굉장히 어려운 선거를 치르고 있다"며 "선거를 이끄는 (총괄)선대위원장과 당 대표 두 분이 결단을 내리셨으면 좋겠다"고 재차 말했다. 다만 유 의원은 김 위원장과 황 대표에게 요구한 '결단'의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유 의원은 이날 유세에서 "최근 일부 극소수 후보의 막말 사태가 있었다"며 "통합당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어 "20·30·40대가 '저런 보수라면 찍을 수 있겠다'고 할 때까지 보수가 개혁·혁신·변화하겠다"며 "변화와 혁신을 누가 할 것이냐, 저 유승민이 하겠다"고 전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