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5] 김종인·황교안, '세월호 막말' 차명진 두고 온도차
[총선 D-5] 김종인·황교안, '세월호 막말' 차명진 두고 온도차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4.1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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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차명진, 통합당 후보로 인정 안 해… 윤리위 판단 능력 한심"
황교안 "윤리위 독자 권한 있어… 좀 더 숙의하고 관계 상의할 필요"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미래통합당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총선 소상공인 정책 전달식'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미래통합당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총선 소상공인 정책 전달식'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양대 수장인 김총인 총괄선대위원장과 황교안 대표가 10일 '세월호 천막' 막말 논란 차명진 경기 부천병 후보자에 대한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탈당 권유' 결정을 두고 온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먼저 김 총괄위원장은 이날 경기 파주에서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후보 지원 유세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총괄선대위원장 자격으로 나는 차 후보를 통합당의 후보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윤리위의 판단 능력이 굉장히 한심하다"고 질타했다.

차 후보는 최근 한 방송사에서 진행한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 사건이라고 아는가"라며 "지난 2018년 5월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가 나온 것을 이미 알고 있다"고 말해 논란을 불렀다. 다만 토론회에서 맞붙은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후보가 당시 "세월호 사건을 신성시하지 않는 쪽은 짐승"이라고 칭했다는 게 차 후보 진술이다.

김 총괄위원장은 사태가 불거지자 "말이 적절한지 아닌지 따질 문제가 아니다. 공당의 국회의원 후보가 입에 올리면 결코 안 되는 수준의 말을 내뱉었다"며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이어 "(당 차원에서) 그런 일이 다신 없을 것이라 약속드린다"며 윤리위의 엄정 조치를 촉구했다.

미래통합당 경기 부천병 차명진 후보가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당사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경기 부천병 차명진 후보가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당사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통합당 윤리위는 이날 오전 2차 회의를 실시한 후 차 후보에 대해 "선거기간 중 부적절한 발언으로 당에 유해한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도 "상대 후보의 '짐승' 비하 발언에 대해 이를 방어하고 해명하는 측면에서 사례를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탈당 권유' 결정을 내린 사유를 밝혔다. 김 위원장이 요구한 '제명'보다 한 단계 아래 조치를 내린 것이다.

통합당 당헌·당규는 '탈당 권유 징계 의결을 받은 자가 그 탈당 권유 의결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탈당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을 때는 위원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 지체 없이 제명 처분한다'고 명시한다. 하지만 4·15 총선이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는 것을 고려하면 차 후보는 통합당 후보로 본선을 완주할 수 있다.

김 총괄위원장은 "내가 선거를 이끄는 사람, 책임자로서 그와 같은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도저히 용납할 수 없기 때문에 위원장의 자격으로 그 사람을 후보로 인정 안 한 것"이라며 "그 다음에 (차 후보의 막말 문제가) 윤리위로 간 건데, (결정이) 너무 한심하게 된 것"이라고 윤리위를 거듭 비판했다.

그러면서 '본인의 제명 요구가 윤리위의 독립성을 침해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는 "그 사람들(윤리위)이 불만이 있었단 것은 저는 개의치 않는다"고 일축했다.  또 '일부 통합당 후보의 막말이 수도권 판세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누가 얘기하는 판세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런 판세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다"고 답했다.

반면 황 대표는 같은 날 본인이 출마한 서울 종로 일대 유세 중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윤리위는 윤리위대로 독자적인 권한이 있어 그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안다"며 "조금 더 숙의하고 관계 등을 살펴 상의할 필요가 있다"고 잘라 말했다.

미래통합당 서울 종로 황교안 국회의원 후보가 10일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인근 골목식당을 찾아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서울 종로 황교안 국회의원 후보가 10일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인근 골목식당을 찾아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아일보] 석대성 기자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