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6] 유승민, 김종인 '100만원 특별장학금'에 "동의 어려워"
[총선 D-6] 유승민, 김종인 '100만원 특별장학금'에 "동의 어려워"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4.0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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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상황일수록 조심히 쓰는 게 맞아… 건전한 보수, 원칙 지켜야"
9일 유승민 의원이 문병호 후보와 서울 당산역과 주변 상가를 돌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문병호 후보 캠프)
9일 유승민 의원이 문병호 후보와 서울 당산역과 주변 상가를 돌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문병호 후보 캠프)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은 9일 같은 당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꺼낸 '100만원 특별장학금 긴급지급' 제안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의원은 이날 경기 김포을 홍철호 후보 지원유세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어려운 상황일수록 국민의 세금·빚으로 돈을 쓸 땐 원칙을 세워 굉장히 조심해 쓰는 것이 맞고, 특히 건전한 보수정당은 그런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이날 오전 국회 기자회견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 완화 대책 일환으로 모든 대학생과 대학원생에게 1인당 100만원씩 특별장학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유 의원은 이에 대해 "앞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얼마나 오래갈지, 경제 회복에 국가재정이 얼마나 필요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선거를 앞두고 초반에 남은 돈 쓰듯 흥청망청, 원칙 없이 쓰는 것은 좀 곤란하다"며 "그 연령대에 학교를 못 다니고 실업 상태에 있는 젊은이도 있고, 아주 어려운 직장에서 근근이 살아가는 젊은이도 있지 않으냐"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의 제안은 "형평의 문제이자 공정의 문제"라는 게 유 의원 지적이다.

유 의원은 그러면서 "저도 100만원이 아니라 200만·300만원도 드리고 싶다"며 "그러나 이런 것은 원칙의 문제다. 대학생·대학원생으로 카테고리를 정해 돈을 드리는 방식에 대해선 찬성·동의하기가 어렵다"고 재차 입장을 전했다.

유 의원은 앞서 황교안 대표와 신세돈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함께 발표한 '모든 국민에게 1인당 50만원 긴급재난기금 지급' 제안에 대해서도 '악성 포퓰리즘(인기몰이 정책)'이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유 의원은 "대부분의 정당이 국가혁명배당금당을 닮아가고 있다"며 "국가가 쓸 수 있는 돈은 세금과 국채발행으로 마련한 부채뿐"이라고 질타한 바 있다. 또 "이 돈은 문재인 대통령이나 더불어민주당의 돈이 아니라 국민의 돈이다. 코로나19 사태와 코로나19 경제 공황이 얼마나 오래 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는 아무리 급해도 원칙을 세워서 한정된 재원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긴급재난지원금의 경우 기획재정부 원안으로 여야 모두 돌아가야 한다"며 선거 직후 2차 추가경정예산으로 소득 하위 50%에게 지원금을 하루속히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당내 '경제통'으로 꼽히는 유 의원은 최근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후보 유세 지원에 열을 올리고 있다. 거물급 인사 중 한 명이지만, 선대위에선 별다른 직책을 맡지 않고 중앙당 현안과도 거리를 둬왔다. 다만 경제 분야 정책·공약은 확실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특히 유 의원은 19대 국회 임기 마지막 해인 2015년 집권여당 새누리당의 원내대표 자격으로 교섭단체 대표연설 단상에 올라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쓴소리한 바 있다. 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박근혜 후보가 '증세없는 복지'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대통령 당선 후에도 해당 기조를 중심으로 경제 정책을 펼친 것에 대한 지적이었다.

유 의원은 당시 "연설을 쓰며 2012년 새누리당의 대선공약집을 다시 읽었다"며 "그 공약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새누리당의 공약이었다. 문제는 134조5000억원의 공약가계부를 더 이상 지킬 수 없다는 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유 의원은 서울 관악갑 김대호 후보와 경기 부천병 차명진 후보의 막말에 대해선 "통합당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정말 죄송하다"며 "공천(공직선거후보자추천) 과정에서 이런 부분을 면밀히 걸러내지 못한 것도 큰 잘못이었단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다만 "선대위와 당 지도부가 신속하게 조치를 한 것은 그나마 잘한 일"이라며 "좋은 후보도 굉장히 많다. 남은 기간이라도 마음을 다잡고 선거에 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 의원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회를 움직일 힘을 저희에게 주시면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견제하고 제대로 된 대한민국, 더 희망찬 대한민국을 위해서 역할을 해보겠다"고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