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민 70% “코로나 긴급사태 선포 잘했으나 시기 너무 늦어”
일본 국민 70% “코로나 긴급사태 선포 잘했으나 시기 너무 늦어”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4.09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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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 총리관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사태 선언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도쿄 교도 연합뉴스)
지난 7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 총리관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사태 선언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도쿄 교도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지역에 긴급사태를 선포해 대응하기로 한 방침에 대해 일본 국민 대다수가 “잘한 일이나 너무 늦은 감이 있다”고 생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베 총리는 지난 7일 총리관저에서 열린 정부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에서 도쿄도, 가나가와현, 사이타마현, 지바현 등 수도권을 포함해 오사카부, 효고현, 후쿠오카현 등 총 7개 도부현(광역자치단체)에 긴급사태를 선언했다. 이들 지역은 일본 내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오는 곳이다. 

발령 기간은 선포 당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로 약 한 달간이다. 긴급사태가 선포된 7개 광역자치단체는 법적 근거에 따라 외출 자제, 휴교령 등이 내려질 수 있다. 

이에 대해 일본 국민은 긴급사태 선포 자체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많이 늦었다고 생각하는 상황이다.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마이니치신문이 긴급사태가 발효한 지난 8일 전국 2190명(유효 답변자 기준)을 대상으로 긴급 전화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72%가 긴급사태 선포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나왔다. 반면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는 응답자의 20%, ‘잘 모르겠다’는 7%를 차지했다. 

긴급사태 선포에 대해서는 응답자 대부분이 긍정적으로 봤으나 긴급사태 선포 시기에 대해서는 약간 회의적이었다. ‘너무 늦었다’는 응답이 70%로 나와 시기에 대해서는 비판적 견해가 많았다. 

긴급사태가 선포되기 전인 지난 7일 오전 발표된 일본 내 신규 확진자는 235명이고 이에 따른 누적 확진자는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 탑승객을 포함해 총 4804명이었다. 사망자는 4명 더 나와 108명이었다. 확진자는 도쿄도(1116명), 오사카부(428명), 지바현(278명), 가나가와현(271명) 순으로 많았다. 

긴급사태가 선포된 후인 지난 8일에는 514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고 누적 확진자는 5685명(크루즈선, 공항검역 확인자 및 전세기편 귀국자 등 포함)으로 집계됐다. 확진자는 도쿄도(1338명), 오사카부(524명), 가나가와현(356명), 지바현(324명) 순으로 많았다. 사망자도 114명으로 늘었다. 

긴급사태 선포에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00명 넘게 나오면서 국민들은 선포 시기에 대해서는 다소 아쉽게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선포 시기가 빨랐다면 확산세를 막는 속도로 더 빠를 수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아울러 7개 광역지역에만 긴급사태를 선포한 것에 대해서는 ‘더 확대해야 한다’고 본 사람이 58%였고 ‘타당하다’는 응답은 34%였다. 응답자 절반이상이 긴급사태 선포 지역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긴급사태 선포 후 외출이나 행사 참여가 더 자제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응답자 86%가 ‘그럴 것’이라고 답하며 긴급사태 선포가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했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