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원유 ETN 상품 주의보…첫 '위험' 등급
WTI 원유 ETN 상품 주의보…첫 '위험' 등급
  • 이소현 기자
  • 승인 2020.04.09 16: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표가치·시장가격 '괴리율' 최대 2배 폭등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금감원. (사진=신아일보DB)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금감원. (사진=신아일보DB)

금감원이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상품에 대해 지표가치와 시장가격 간 괴리율이 최대 2배까지 폭등했다며 '위험' 등급의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 금감원이 소비자 경보 제도를 도입한 후 위험 단계를 발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9일 금감원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소비자 경보 제도 도입 후 처음으로 최고등급인 위험 경보를 발령했다. 대상 상품은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이다.

ETN(상장지수채권)이란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ETP(상장지수상품) 중의 하나로, 주식처럼 상장돼 있어 개인 투자자들이 사고팔 수 있는 상품이다.

레버리지 상품은 기존 상품보다 일정 배율 이상의 수익을 내기 위한 상품이어서 기본적으로 변동폭이 크게 적용된다.

즉, 최근 서부텍사스유인 WTI 가격을 예측해 구매하는 상품 중에서도 배율이 높은 상품에 대해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지표가치와 시장가격은 증권사마다 달리 책정된다.

지난 8일 기준 삼성증권의 주요 레버리지 ETN 상품 시장가격은 장중 최고 3505원으로, 지표가치인 1828원 대비 괴리율이 91.7%에 달했다. 상품을 거래하는 시장에서의 가격이 최대 2배가량 차이나는 셈이다.

이밖에도 신한금융투자와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증권 등에서 발행하는 주요 레버리지 ETN 상품의 괴리율이 종가 기준 35.6~95.4%로 매우 높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레버리지 ETN상품의 개인 순매수는 지난 1월 278억원에서 지난달 3800억원으로 3522억원가량 폭증했다.

금감원은 괴리율이 확대될 경우 상품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기대수익을 실현하기 어렵고, 지표가치가 정상화되면 투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ETN은 유동성공급자(LP)가 6% 범위내에서 관리토록 하는데, 현재 시장의 괴리율은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며 "개인투자자의 경우 모방투자가 많은 만큼 위험에 대해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8일 기준 주요 레버리지 ETN 괴리율(단위:원·%). (자료=금감원)
8일 기준 주요 레버리지 ETN 괴리율(단위:원·%). (자료=금감원)

[신아일보] 이소현 기자

sohyu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