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온라인 개학'… 현장 곳곳서 '혼란' 속출
사상 첫 '온라인 개학'… 현장 곳곳서 '혼란' 속출
  • 박선하 기자
  • 승인 2020.04.09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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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콘텐츠 수업 진행… 중3·고3 기기 지원 완료
접속 불량, 집중력 저하 등 문제… "신속히 지원"
고3·중3 온라인 개학일인 9일 경남 거창군 거창대성고등학교 교실에서 고3 수학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거창군)
고3·중3 온라인 개학일인 9일 경남 거창군 거창대성고등학교 교실에서 고3 수학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거창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국의 중3·고3 학생들이 9일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을 맞았다.

평소라면 교실에서 만났을 선생님과 학생들은 스마트 기기를 통해 온라인에서 만나 어색한 인사를 나눈 뒤 원격수업으로 밀린 공부를 시작했다.

원격수업은 △실시간 쌍방향 수업 △동영상 강의 등을 활용한 콘텐츠 위주 수업 △과제형 수업 등 세 가지 유형으로 진행됐다.

각 과목 담당 교사는 자신의 교과와 학생들의 학년 등을 고려해 알맞을 유형을 골라 수업을 진행했다. 교사에 따라 두세 가지 유형을 섞는 경우도 있었다.

다만 시스템 부하 우려나 장비 보유 문제가 있는 실시간 쌍방향형 수업을 하는 학교는 많지 않았고 대부분 콘텐츠 위주 수업이 진행됐다.

학생들은 데스크톱이나 노트북, 스마트패드, 스마트폰 등 각자만의 기기를 이용해 수업을 들었다. 원격수업을 들을 기기가 부족한 학생은 사전에 학교 등을 통해 기기를 대여 받았다.

교육부에 따르면 인천·광주·강원·충남·경북·경남·부산 등 7개 교육청은 기기가 없는 중·고등학교 전체 학생에게 기기 지급을 완료했고, 나머지 10개 교육청은 중3·고3에 지원을 완료했다.

수업이 시작되자 교사도 학생도 처음 접해보는 새로운 방식에 교육현장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혼란이 일었다.

우선 이날 오전 수업 개시 시점에 원격수업 플랫폼인 'EBS 온라인 클래스' 학습 자료 업로드와 로그인 등에서 동시다발적인 장애를 일으켜 많은 교사·학생들이 불편을 겪었다.

사전에 제작한 영상에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영상 속 교사의 음성이 제대로 지원되지 않거나, 용량 문제로 영상 업로드가 아예 안 되는 경우도 생겼다.

또 컴퓨터 사양 문제로 온라인 강의를 시청하기 위한 프로그램 다운이 제한돼 진땀을 빼거나, 인터넷 연결 문제로 강의가 끊기는 학생도 있었다.

이외에 새로운 학교 수업 방식에 적응이 안 되는 탓인지 출석 확인만 하고 집중을 못하는 학생도 다수 있었고, 수업 시간에 맞춰 일어나지 못하는 지각생들도 속속 보였다.

수원에 위치한 A중학교 교사는 "개학 첫 날인 만큼 생각도 못했던 문제들이 발생해 다소 혼란스러웠다"면서 "이런 부분을 빠르게 보완해 나가면서 학생들에게 양질의 수업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당국도 교사들의 원활한 수업 진행을 위해 온라인 개학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이나 불편함, 어려움을 신속히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이날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 휴업 기간을 더 연장할 수 없었고 학생들의 학습 공백을 줄이기 위해 온라인 개학을 선택했다"면서 "처음 가는 길인만큼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지만 신속하고 과감하게 해결해 자산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중3·고3을 시작으로 다른 학년들도 순차적으로 개학한다. 16일에 고 1~2학년, 중 1~2학년, 초 4~6학년이 원격수업을 시작하고, 20일에는 초 1~3학년이 온라인 개학한다.

정부는 이르면 4월 말~5월 초께 코로나19 확산세가 누그러들었다고 판단되면 원격수업과 등교 수업을 조금씩 병행할 방침이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