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6] 막말 논란에 민주당 '여유'… 통합당, 김종인까지 나서 '수습'
[총선 D-6] 막말 논란에 민주당 '여유'… 통합당, 김종인까지 나서 '수습'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4.09 14: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낙연 "미움의 정치 청산해야"… 이인영 "염치없는 국민 무시 행위"
김종인 "다신 이런 일 없을 것" 재차 사과… 황교안 "언행 돌아볼 것"
21대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가운데), 신세돈(왼쪽 두번째),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오른쪽 두번째) 등이 9일 오전 국회에서 '김대호·차명진 후보의 막말'에 대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대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가운데), 신세돈(왼쪽 두번째),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오른쪽 두번째) 등이 9일 오전 국회에서 '김대호·차명진 후보의 막말'에 대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미래통합당 일부 후보자의 막말 논란이 불거지자 더불어민주당이 이를 고리로 총공세에 나섰다. 통합당은 총선 악영향을 우려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지도부까지 나서 거듭 사과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9일 통합당 김대호 후보의 특정 세대 비하 발언과 차명진 후보의 세월호 유족 비하 발언 등에 대해 "막말과 사과가 여전히 반복된다"며 "미움의 정치를 청산하지 않는 한 막말은 계속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도자들부터 마음에서 미움을 털어내야 한다"며 "저부터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통합당 소속으로 서울 관악갑에서 출마한 김 후보는 최근 서울 권역 현장 선대위 회의에서 "60∼70대에 끼어있는 50대의 문제 의식에는 논리가 있다. 그런데 30대 중반과 40대는 논리가 아니다. 거대한 무지와 착각"이라고 말해 세대 폄하 논란에 휩싸였다. 경기 부천병 차 후보의 경우 최근 녹화한 한 방송사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후보를 향해 "혹시 ○○○ 사건이라고 아세요? ○○○ 사건"이라며 "2018년 5월에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이미 알고 있다"고 말해 여론의 비난을 샀다. 통합당은 이들을 제명하기로 했다.

이들의 막말이 스스로 지지율을 깎아먹는 양상을 보이면서 선거 체제로 돌입한 정치권 지도부 행보에도 변화를 주는 모양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같은 날 현안점검회의에서 "통합당은 모든 막말 후보를 즉시 퇴출해야 한다"며 "온 국민이 자발적 희생을 감수하는 국난 상황에서 야당 후보가 막말 퍼레이드(행진)를 펼치는 것은 염치없는 국민 무시 행위"라고 비판했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도 같은 날 오전 충북 제천·단양 이후삼 후보와의 정책협약 자리에서 "최근 통합당 후보들의 막말 퍼레이드는 슬프고 안타깝다. 우리 정치가 국민 앞에 무릎이라도 꿇어야 할 마당에 증오와 막말은 슬프도록 소모적이다"라고 전하는 등 다소 여유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반면 통합당은 수도권 민심 잡기에 초비상이 걸리자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까지 나서 대국민 사과를 실시했다. 수도권은 여야 부동층이 많아 4·15 총선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이 때문에 조그만 악재도 표심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김 총괄위원장은 같은 날 오전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두 사람이 말을 함부로 해 국민 여러분을 실망하고, 화나게 한 것 정말 죄송하다"며 세 번이나 거듭 고개를 숙였다. 김 총괄위원장은 이들에 대해 "말이 적절한지 아닌지 따질 문제가 아니다"라며 "국회의원 후보가 입에 올리면 결코 안 되는 수준의 말을 내뱉었다"고 질타했다. 이어 "(당 차원에서) 그런 일이 다신 없을 것이라 약속드린다. 또 한 번 사과드린다"며 "제가 이 당에 온 지 열하루째다. 이 당 행태가 실망스럽고, 모두 포기해야 하는 건지 잠시 생각도 해봤다"고 소회했다. 그러면서도 "생애 마지막 소임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한 일"이라며 "나라를 되돌리라는 국민 목소리가 너무 절박해 이렇게 섰다"고 설득에 나섰다.

같은 당 황교안 대표도 전날 "앞으로 저와 모든 통합당 후보는 다신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며 "모든 언행을 되돌아보고 진심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국민 여러분 죄송하다. 더욱 잘하겠다"고 사과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