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 후 대차잔고 '급감'…증시 안정에 도움될까
공매도 금지 후 대차잔고 '급감'…증시 안정에 도움될까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0.04.09 11: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7일 대차 잔고 28억2420만주…전달 13일 比 23.8%↓
9일 오전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9일 오전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주식시장의 대차거래 잔고가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20%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차거래 잔고는 증시에서 주식을 빌려 거래하고 남은 물량으로 통상 공매도 선행지표로 불린다. 투자자들이 향후 주가 조정이나 하락이 예상되면 공매도를 위한 대차 물량을 늘리기 때문이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현재 대차 잔고는 28억2420만주를 기록해, 연중 최대였던 지난달 13일보다 23.8% 줄었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 대차 잔고가 17억4123만주로 같은 기간동안 17.8% 줄었고, 코스닥시장은 10조8296만주로 29.0%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전기전자·기계·화학 업종의 대차 잔고가 많이 줄었고, 코스닥시장은 IT부품·반도체·제약 업종의 대차 잔고가 많이 감소했다.

대차 잔고가 지난달 13일 연중 최대치를 찍고 이후 감소세로 돌아선 원인에는 공매도 금지조치가 있다. 

공매도는 앞으로 주가가 더 내려갈 것으로 예측하고 미리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실제 내려가면 싼 값에 되사 갚는 투자 기법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연일 폭락하면서 공매도 거래가 급격히 늘어나자 금융위는 지난달 13일 증시 안정을 위해 공매도를 6개월간 금지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교수는 이에 대해 "공매도가 한시적으로 금지되면서, 주로 공매도를 이용하던 외국인과 기관이 며칠 전부터 공매도한 주식을 재매입하는 숏커버링을 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추가적인 주가하락이 발생하지 않아 국내 증시도 점차 안정화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매도는 가격 하락이 예측되는 주식을 미리 빌려 판 뒤 주가가 떨어질 경우 싼값에 되사서 갚는 형태이기 때문에 가격하락 폭을 더 키울 수 있다"며 "주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주식 물량을 대규모로 투하해서 가격을 일부러 떨어뜨리는 경우가 있어, 개미 투자자들에게는 도움이 안되기 때문에 공매도를 금지하는 것이 옳다"고 덧붙였다. 

반면, 공매도 금지조치가 증시안정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원래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공매도 규모는 일 평균 4000억~5000억원 수준으로, 일 평균 공매도 규모가 1조원에 달하는 여타 국가들에 비하면 작은 수준"이라며 "대차잔고가 줄었다고 해서 증시 안정성이 확대됐다고는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매도는 주가하락의 원인이 되는 직접적 요인이 아니며, 국내 증시가 하락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소비 축소와 이로 인한 기업의 매출 하락이라는 기본적인 펀더멘털 문제에 있다"며 "공매도 금지가 오히려 실제 펀더멘털과 괴리를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hong93@shina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