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2차 파도' 우려 여전… 클럽·학원 '시한폭탄'
코로나 '2차 파도' 우려 여전… 클럽·학원 '시한폭탄'
  • 박선하 기자
  • 승인 2020.04.09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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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19일까지 유흥업소에 사실상 영업중지 명령을 내린 서울 강남구 유흥업소 문이 닫혀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시가 19일까지 유흥업소에 사실상 영업중지 명령을 내린 서울 강남구 유흥업소 문이 닫혀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흘째 50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여전히 확산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실천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술집, 클럽 등 유흥업소나 학원 등은 사람이 많이 몰리기 때문에 일순간 폭발적인 지역사회 집단감염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 유흥업소·술집 찾은 젊은이들… 확진 사례 속속

전문가들은 유흥업소는 코로나19 사태의 '시한폭탄'이라고 지적한다. 다수가 접촉하는 밀폐된 공간데다 누구와 어떻게 얼마나 접촉했는지도 알 수 없는 탓이다.

한 감염병 전문가는 "집단감염은 다수가 접촉하는 밀폐된 공간에서 감염자가 늦게 발견되면서 시작되는데, 이미 유흥주점 감염자 코로나19를 퍼트렸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최근 유흥업소와 관련한 확진 사례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어 긴장은 커지고 있다.

용산구 이태원 소재 일반음식점 잭스바 종업원 1명이 전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서초구 서래마을의 칵테일바 '리퀴드 소울'에서는 적어도 3명의 관련 확진자가 나왔다.

일본에 다녀와 코로나19에 감염된 보이그룹 초신성 출신 윤학(36)과 접촉한 유흥업소 여성 종업원, 종업원의 룸메이트 여성의 확진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에 일부 지자체는 사실상 '운영중단'을 명령하는 등 초강수를 두기도 한다. 서울시는 전날 시내 유흥업소 2146곳에 대한 집합금지 명령을 내려 사실상 영업할 수 없도록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정부가 설정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인 19일까지 시내 유흥업소에 대해 감염법상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린다"며 "시장의 권한으로 사실상 영업중단을 명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역당국도 유흥업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기로 한 19일까지 운영을 제한하고, 시설별 감염관리 및 진단검사 지침을 내놓기로 했다.

◇ '온라인 개학'이 악수되나… 학원·모임 등 우려

정부가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을 결정하면서 학생들 관리도 변수로 떠올랐다. 학생들의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율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도 있다는 걱정이다.

정책의 취지대로 학생들이 학교에 모일 때 일어날 수 있는 집단감염 등은 방지할 수 있지만, 따로 모임을 가지거나 학원을 가는 등의 경우 코로나19가 전파될 수 있다.

실제로 일부 학원은 방역당국의 운영 중단 권고에도 운영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수업을 듣는 학생 중 확진자가 1명만 있어도 학원 내 집단감염은 현실화되는 셈이다.

게다가 학교를 가지 않는 학생들이 확진자가 줄어드는 틈을 타 같이 모여 놀기라도 하면 사회적 거리두기는 무너진다.

방역당국은 불가피하게 학원을 운영할 경우 방역지침을 준수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지침에 따르면 출입구 등에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종사자와 이용자는 전원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보다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학원도 학교처럼 감염 우려가 있을 때 강제 휴원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학원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하는 것인데 원격수업을 학원에서 듣는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본다"면서 "학원 현장 점검에서 이런 사실이 적발되면 바로 시정 조치할 것이며, 관련 법을 어기는 행위는 아닌지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여러 가능성을 고려할 때 코로나19 확산 위험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보고,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는 '제2차 파도'에 대해서도 준비하고 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전날 "어떠한 이유로든 많은, 많은 역학 전문가들이 염려했던 소위 '제2차 파도'가 올 수 있다는 가정을 전제로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