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업계, 비빔면 시장 공략…팔도 아성에 도전
라면업계, 비빔면 시장 공략…팔도 아성에 도전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04.08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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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 타지 않고 수요 급증, 4년 새 시장규모 두 배↑
농심·삼양·오뚜기 등 매운맛 강조, 굵은 면발로 차별화
한 대형마트에 판매 중인 팔도의 '팔도비빔면', 농심 '칼빔면'을 비롯한 라면 제품들. (사진=박성은 기자)
한 대형마트에 판매 중인 팔도의 '팔도비빔면', 농심 '칼빔면'을 비롯한 라면 제품들. (사진=박성은 기자)

라면업계는 성장세가 큰 비빔면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팔도가 관련 시장에서 독주하는 가운데, 농심과 삼양, 오뚜기 등 경쟁업체들은 ‘매운맛’과 ‘굵은 면발’을 강조하는 등 저마다 차별화한 마케팅으로 팔도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는 형국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비빔면은 그간 여름 한 철에만 먹는 계절면 특성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젊은층을 중심으로 시기에 상관없이 비빔면 수요가 늘고 있어 라면업체들도 시장 가능성을 보고 적극 뛰어들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aTFIS)에 따르면 비빔면 시장규모(소매 기준)는 2014년 671억원에서 2018년 1317억원으로 4년 새 두 배 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국물 있는 일반라면의 성장세가 7.5%라는 점을 감안할 때, 큰 폭으로 확대된 것이다.

비빔면은 보통 더워지기 시작하는 5월부터 수요가 늘기 시작하는데, 최근에는 판매시기도 앞당겨지는 분위기다. 실제 홈플러스에 따르면 3월 셋째 주 비빔면 판매비중은 라면 카테고리의 11% 수준으로, 2주 전보다 두 배 증가했다. 

비빔면 시장은 현재 팔도가 ‘팔도비빔면’을 앞세워 독주 중이다. 지난해 기준 60% 안팎의 점유율(업계 추정치)을 차지했다. 전체 라면시장에서는 8% 정도에 불과하지만, 비빔면에서는 오랫동안 최강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농심과 삼양식품, 오뚜기도 급성장하는 비빔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농심은 지난해 ‘도토리쫄쫄면’, ‘미역듬뿍 초장비빔면’ 등 이색 비빔면을 출시한 데 이어, 올해는 업계 최초로 칼국수면으로 만든 ‘칼빔면’을 내세웠다. 

칼빔면은 비빔칼국수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개발한 제품으로, 칼국수 면발에 김치 비빔소스를 더해 기존 제품들과 차별화했다. 특히 면발은 일반 비빔면보다 세 배 이상 굵다. 이는 ‘너구리’, ‘짜왕’ 등 굵은 면발의 제품들로 소비자 호응을 얻었던 것을 고려해 비빔면 시장에서도 굵은 면발로 승부를 보겠다는 농심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단 반응은 좋다. 8일 0시 이(e)커머스 11번가에 판매한 칼빔면 한정판 5000세트가 6시간 만에 완판됐다. 농심 관계자는 “면과 소스가 차별화된 칼빔면이 비빔면 시장에 색다른 매력을 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양식품은 베스트셀러 ‘불닭’ 시리즈를 앞세워 신제품 ‘도전! 불닭비빔면’을 내놓았는데, 특히 기본 소스 외에도 스코빌지수 1만2000에 달하는 도전장 소스를 추가로 별첨해 강한 매운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를 겨냥했다. 

도전장 소스는 불닭브랜드 제품 중 가장 매운 ‘핵불닭볶음면 미니’와 같은 맵기다. 젊은 층의 호응을 얻고자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도전 이벤트도 함께 진행 중이다.     

아울러 삼양식품은 청양고추와 볶음참깨 원물로 맛을 낸 ‘불타는 고추비빔면’을 지난달부터 온라인 판매했고, 이달 중순부터는 대형마트까지 채널을 확장한다. 새로운 비빔면 제품도 조만간 출시해 올해 비빔면 시장 공략에 집중할 방침이다.

삼양식품의 '도전!불닭비빔면'과 오뚜기의 '진비빔면' (제공=삼양식품, 오뚜기)
삼양식품의 '도전!불닭비빔면'과 오뚜기의 '진비빔면' (제공=삼양식품, 오뚜기)

오뚜기는 진라면·진짬뽕·진짜장 등 대표 브랜드를 활용한 ‘진비빔면’으로 비빔면 경쟁에 나섰다. 진비빔면은 진라면 매운맛에 들어간 양념스프 노하우를 바탕으로 ‘타마린드양념소스’로 시원한 매운 맛을 냈다. 타마린드는 콩과에 속하는 열매로, 주로 인도·동남아 등 열대지방 음식에 새콤한 풍미를 더하기 위해 사용되는 식재료다. 중량도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기존의 메밀비빔면(130그램·g)보다 20% 늘린 156g으로 푸짐함을 강조했다.

여기에 외식사업가 ‘백종원’을 진비빔면의 광고모델로 기용하는 등 마케팅도 활발하다. 

이들에 맞서는 비빔면 1위 팔도 역시 독주를 이어나가기 위해 기존의 팔도비빔면 외에 지난해 여름 ‘팔도비빔면 매운맛(괄도네넴띤)’을 정식 출시한 데 이어, 지난 2월에는 화장품 브랜드 ‘미샤’와 손잡고 ‘팔도BB크림면’을 기획하는 등 비빔면 라인업 확대로 맞불을 놓고 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