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일주일 후 투표소 찾을 유권자에게 하고 싶은 말
[기자수첩] 일주일 후 투표소 찾을 유권자에게 하고 싶은 말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4.08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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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다가올수록 정치권의 막말 공세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향후 4년간의 목표는 없고 비방만 이어지면서 여론에 실망감을 안기고 있다. 지지층 결집을 위해서만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1대 총선 전략홍보 유세 메뉴얼(지침)'을 통해 난데없이 친일 프레임(고정관념)을 꺼내들었다. 일본 아베 정부에는 한없이 굴종적이고, 우리 정부는 비난하기 급급한 보수권을 심판해 달라는 취지로 안내한다.

인신 공격도 서슴치 않고 쏟아냈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제1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지도부 중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돈키호테, 황교안 대표를 애마, 박형준 상임선대위원장을 시종으로 비유하며 "김 총괄선대위원장은 황교안 애마를 타고 박형준 시종을 앞세워 대통령 탄핵이란 가상의 풍차를 향해 정부에 있지도 않은 사람을 심판한다며 장창을 꼬나들고 뒤어들고 있는 모습"이라고 비방했다. 윤 사무총장이 언급한 '정부에 있지도 않은 사람'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뜻한다.

범여권 비례대표 선출용 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과 친문(친문재인) 성향의 비례대표 선출용 정당 열린민주당은 연일 '윤석열 검찰총장 때리기'에 나섰다. 우희종 시민당 공동대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1호 수사 대상은 윤석열"이라고 지목했고, 열린민주당은 윤 총장 부인과 장모를 검찰에 고발했다.

미래통합당 역시 유세 과정에서 조 전 장관과 윤 총장을 거론하며 이념 프레임을 잠식하는 한편 국민 겁박까지 하고 있다.

김 총괄선대위원장은 "20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한 행태를 보면 완전히 한 사람만 쳐다보고 눈빛 보내는 거수기"라며 "청와대가 명령하면 그것을 수행하는 것을 아주 가장 큰 임무로 생각하는 정당이다. 21대 국회도 이들이 장악하면 나라 상황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연일 현 정부를 '좌파독재정권'으로 규정하며 심판을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이 원내 1당에 오르고, 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이 원내교섭단체를 만들 경우 국회는 물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장악 등을 통해 '좌파독재'를 현실화할 것이라는 주장도 펼친다.

정책 선거와 건설적 프레임은 사라지고, 관권 선거 의혹과 이념 전쟁만 난무하면서 여론의 실망감이 투표 부재로 돌아오진 않을까 우려된다. 대한민국의 향후 4년을 이끌어갈 300명의 헌법기관이지만, 벌써부터 먹구름이 드리우는 모양새다. 국가 비전(가치관·이념)을 치열하게 논의하는 후보는 없고, 소모적 프레임에 유권자를 가둬놓는 게 4·15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현실이다.

일주일 후 투표소를 찾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존경하는 유권자에게 말하고 싶다. '어려운 결정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