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기업 경영악화…부채 139조원↑
작년 기업 경영악화…부채 139조원↑
  • 이소현 기자
  • 승인 2020.04.08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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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 차입 107조6000억원 증가 영향
투자·설비 감소와 교역조건 악화 '순익 하락'
국내 비금융부문 금융자산 및 부채 잔액 추이(단위:조원). (자료=한은)
국내 비금융부문 금융자산 및 부채 잔액 추이(단위:조원). (자료=한은)

지난해 기업 부채가 전년 대비 138조9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느낀 기업이 금융기관으로부터 107조6000억원을 차입한 영향이다. 한은은 투자와 설비가 감소하고, 미중무역분쟁 등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되면서 기업 경영 상황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순이익과 같은 자산 취득액은 줄고 부채는 늘어나면서 순자금조달 규모는 8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19년중 자금순환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비금융부문 금융부채는 5690조8000억원으로, 전년 5406조2000억원보다 284조6000억원 늘었다.

부채 증가세는 비금융법인기업(이하 기업)이 이끌었다. 작년 기업 부채는 2803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8조9000억원 증가했다.

정규채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기업이 자금을 조달할 때는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하는 직접금융, 금융기관 차입으로 인한 간접금융 방식이 있는데, 지난해 직접금융보다는 간접금융 부채가 늘어났다"며 "금융기관 차입이 107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난 영향"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활동 결과 발생한 국내 부문 자금운용·조달 차액 규모는 64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자금운용·조달 차액이란 정부나 가계, 기업 등 각 경제부문의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차감한 것으로, 운용액은 금융자산의 순취득액을 말하고 조달액은 금융부채의 순발생액을 뜻한다.

경제부문별 자금운용액에서 자금조달액을 차감한 수치가 양(+)인 경우 순자금운용(net lending), 음(-)인 경우 순자금조달(net borrowing)이라고 지칭한다.

먼저,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91조8000억원으로 전년 52조7000억원 대비 39조1000억원 확대됐다.

반면, 기업은 순자금조달 규모가 72조9000억원으로, 전년 44조4000억원 대비 28조5000억원 늘었다. 이는 지난 2011년 순자금조달액 74조6000억원을 기록한 후 8년 만에 최대 수준이다.

기업의 국외 자금 운용이 쪼그라들고, 금융기관 예치금이 줄어들면서 자금 운용액이 크게 축소한 영향이다.

정 팀장은 "작년같은 경우 설비나 건설 등 투자 쪽에서 감소세를 보였고, 미중무역분쟁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되면서 순이익이 많이 떨어진 영향"이라며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기업 소득, 순이익이 떨어지다보니 자금운용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악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의 자금운용·조달 차액 규모는 38조3000억원으로, 전년 55조원 대비 16조7000억원 줄었다.

경제부문별 자금운용·조달 차액 규모(단위:조원). (자료=한은)
경제부문별 자금운용·조달 차액 규모(단위:조원). (자료=한은)

[신아일보] 이소현 기자

sohyu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