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풍향계⑯-경남] 세력 확장 기대하는 민주당… 석권 벼르는 통합당
[총선풍향계⑯-경남] 세력 확장 기대하는 민주당… 석권 벼르는 통합당
  • 김가애 기자
  • 승인 2020.04.0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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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구 16곳… 선거인수 전국서 네 번째로 많아
전통적으로 '보수 텃밭'이었지만 與 약진 이어져
1일 오후 경남 양산시의회 앞에서 양산을 김두관 후보(가운데) 등 21대 총선 부산·울산·경남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부·울·경 메가시티 비전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두관·김영춘·이상헌·민홍철·전재수·김정호·이재영·최지은·박무성 후보가 참석했다.(사진=연합뉴스)
1일 오후 경남 양산시의회 앞에서 양산을 김두관 후보(가운데) 등 21대 총선 부산·울산·경남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부·울·경 메가시티 비전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두관·김영춘·이상헌·민홍철·전재수·김정호·이재영·최지은·박무성 후보가 참석했다.(사진=연합뉴스)

 

낙동강 벨트에 속하는 경남 지역은 보수의 텃밭으로 일컬어진다.

지난 2004년 16대 총선과 2008년 17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계열 정당이 한 석도 가져가지 못했었다. 

그러나 민주당의 약진이 꾸준히 이어져오면서 주요 승부처로 꼽힌다.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확고한 교두보를 구축하면서 3석을 가져갔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제2의 돌풍을 통한 '세력 확장'을, 미래통합당은 '탈환'을 위해 분투하고 있다.

특히 경남의 선거인수는 282만512명으로, 경기, 서울, 부산에 이어 전국에서 네 번째로 많다. 여야가 총력을 펼치는 이유다. 

현재 경남 16곳의 선거구 중 민주당은 6곳, 통합당은 14곳을 우세 또는 경합우세지역으로 판단했다. 

이는 선거 초반 목표의석 수를 민주당 '6~7석 +α', 통합당은 '16곳 석권'으로 잡았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 의석 추가 기대하는 與… 탈환 자신하는 통합당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최소한 현 의석을 유지하는 데 더해 추가 의석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이 당 지지율까지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의석 확보 추가를 기대하는 것이다. 

민주당은 '우세' 지역으로 김해갑·을과 양산을, 자체 판단한 '경합우세' 지역으로는 창원진해와 양산갑, 거제 등을 꼽았다. 

김해갑·을의 경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이 있고,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가 있기 때문이다. 두곳 모두 민주당 현역인 민홍철·김정호 의원이 버티고 있다.

다만 정통적으로 강한 보수성향을 보인 창원 마산합포, 밀양·의령·함안·창녕, 산청·함양·거창·합천을 경합열세지역으로 분류해놨다. 

반면 통합당은 전통적으로 보수성향이 강한 지역인 만큼 옛 영토 회복에 전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미래통합당 부·울·경 사수 유세단은 지난 5일 출범식에서 "현 정권의 국정 운영에 대한평가를 위해 좌파독재로 폭주를 멈추고 헌법 가치를 지켜내야 한다"며 "부산 18곳, 경남 16곳, 울산 6곳 선거구에서 전승을 이루겠다"면서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통합당은 우세지역으로  창원의창, 마산합포, 마산회원, 진주갑·을, 통영·고성, 사천·남해·하동, 밀양·의령·함안·창녕, 산청·함양·거창·합천을 꼽았다. 창원성산과 거제 역시 우세지역으로 보고있다. 경합우세지역으로는 창원진해와 양산갑·을을 꼽았다.

통합당은 김해갑·을을 백중열세지역으로 분류하면서도 장기표 인물론, 문재인 정권 심판론을 앞세우면 판세가 역전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조심스러운 예측을 내놓고 있다. 

5일 오전 부산 북구강서구갑 선거구 미래통합당 박민식 후보 캠프 사무실에서 '낙동강 사수 유세단 출범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하태경 부산 선대위 공동총괄본부장, 박민식 후보, 이주영 부울경권역별선대위원장 겸 경남총괄선대위원장, 김기현 부울경 선거대책위원장, 조해진 경남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 후보 모습. (사진=연합뉴스)
5일 오전 부산 북구강서구갑 선거구 미래통합당 박민식 후보 캠프 사무실에서 '낙동강 사수 유세단 출범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하태경 부산 선대위 공동총괄본부장, 박민식 후보, 이주영 부울경권역별선대위원장 겸 경남총괄선대위원장, 김기현 부울경 선거대책위원장, 조해진 경남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 후보 모습. (사진=연합뉴스)

 

◇ '지역경제 부흥' vs '정권 심판'

여야는 너도나도 공약을 발표하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민주당은 '지역경제 부흥'을, 통합당은 '정권심판'을 강조하고 있다. 

김두관 민주당 경남·울산선대위원장은 지난 1일 양산시의회 앞에서 '부울경 메가시티 비전'을 선포했다. 민주당의 '경제 살리기'를 강조하는 동시에 '부산·경남 공략' 의지를 다진 것이다. 

이보다 하루 앞선 지난달 31일 이주영 통합당 선대위원장은 경남 창원 두산중공업 본사 앞에서 열린 탈원전 규탄 행사에 참석해 "통합당이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문재인 정부를 심판해 탈원전 정책을 반드시 되돌리겠다"며 "자기 생각만 옳다는 허황된 신념으로 무장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 달라"면서 정권심판론을 재점화했다. 

여야가 각각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으로 '부울경 메가시티 비전'과 '탈원전 폐기'를 제시한 것으로, 상반된 선거 전략이 뚜렷하게 드러난 셈이다. 

제21대 국회의원 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26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미래통합당 강기윤 후보(왼쪽)와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만나 주먹을 마주치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21대 국회의원 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26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미래통합당 강기윤 후보(왼쪽)와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만나 주먹을 마주치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또 당신인가?'… 곳곳 리턴매치 주목

이번에 치러지는 총선에서 경남은 16곳 중 6곳에서 리턴매치가 펼쳐진다. 

창원의창은 민주당에서는 김기운 전 지역위원장이 후보로 나섰고 통합당에서는 박완수 사무총장이 재대결을 펼친다. 두 후보는 지난 20대 총선에 이어 4년 만에 리턴매치를 펼치게 됐다.

창원 성산은 지난해 4월 보궐 선거에서 격전을 치렀던 통합당 강기윤 전 의원과 정의당 여영국 의원이 1년 만에 다시 승패를 겨룬다. 당시 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승리한 여 후보가 2위 강기윤 후보를 504표(0.54%) 차이로 이기며 승기를 거머쥔 바 있다.

다만 이번에는 민주당에서 노동계 출신 이홍석 전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이 후보로 나서면서 3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창원 마산회원은 하귀남 변호사와 윤한홍 통합당 의원이 20대 총선에 이어 재대결을 한다. 

하 후보의 경우  2004년 17대 총선부터 2016년 20대 총선까지 4번 연속 마산회원에 출마해 2위를 했다. 이번 도전이 '4전5기'인 셈이다. 

진주갑은 민주당에서 정영훈 전 도당 위원장, 통합당에서는 3선에 도전하는 박대출 의원이 3번째 대결을 펼친다. 두 사람은 2012년 19대 총선부터 승부를 겨뤄왔다. 

통영·고성은 지난해 4월 국회의원 보궐선거 때 맞붙은 민주당 양문석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과 통합당 정점식 의원이 리턴매치를 펼친다. 

김해갑 역시 3선에 도전하는 민홍철 경남도당 위원장과, 통합당은 홍태용 도당 수석부원장이 2016년 20대 총선에 이어 맞붙었다.

21대 국회의원 선거 공식 선거운동 둘째날인 3일 양산을에 출마한 후보들이 지역구에서 손인사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후보, 미래통합당 나동연 후보. (사진=각 후보 캠프)
21대 국회의원 선거 공식 선거운동 둘째날인 3일 양산을에 출마한 후보들이 지역구에서 손인사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후보, 미래통합당 나동연 후보. (사진=각 후보 캠프)

 

◇ 김두관-나동연 살얼음판서 펼치는 승부

경남 지역에서 가장 주목되는 지역구는 단연 양산을이다. 문 대통령의 자택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민주당에서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는 현역 김두관 의원이 지키고 있다.

이 곳에서는 경남지사 출신 민주당 김두관 후보와 양산시장 출신 통합당 나동연 후보가 맞붙는다. 

당초 통합당에서는 홍준표 전 지사가 양산을로 지역을 옮기면서, 전직 도지사 맞대결이 성사되는 듯했다. 하지만 결국 통합당은 홍 전 지사를 컷오프하고, 나 전 양산시장을 공천했다.

최근 판세만 놓고 보면 두 후보는 살얼음판 같은 승부를 펼치고 있다. 

민주당 김두관 후보가 43.7%, 통합당 나동연 후보가 43.0%로 초박빙 승부 중이라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여론조사(MBC경남 의뢰, 3월29일 양산을 거주 만 18세 이상 유권자 507명 대상, 신뢰수준 95% 표준오차 ±4.4%p)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앞서 같은 기관의 여론조사(부산일보 의뢰, 3월26일, 양산을 거주 만 18세 이상 유권자 504명 대상, 신뢰수준 95% 표준오차 ±4.4%p)에서도 김 후보는 41.2%, 나 후보는 40.3%로 오차범위 내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후보는 당의 전략으로 김포에서 차출됐고, 나 후보는 지역에서 시의원과 시장을 각각 두번씩 지내는 등 지역 주민들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왔다. 

개표가 끝날때까지 알 수 없는 두 후보간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한편,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