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금리 시대 은행권 '비이자이익' 확대 시급
제로금리 시대 은행권 '비이자이익' 확대 시급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0.04.07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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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저성장 기조에 순이자마진 꾸준히 하락
서비스 질 향상 통한 수수료 증대 등 대응 필요
시장금리와 은행의 순이자마진 추이(왼쪽)와 은행 고정이하여신비율 추이 (단위:%).(자료=금융연구원)
시장금리와 은행의 순이자마진 추이(왼쪽)와 은행 고정이하여신비율 추이 (단위:%).(자료=금융연구원) 

제로금리 시대 은행업 리스크 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 속에서 이자이익 의존도가 높은 국내 은행들의 수익성이 계속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은행권이 서비스 질을 높여 금융소비자들에게 적정 수수료를 받는 식의 대안이 제시됐다.

7일 한국금융연구원의 '제로금리 시대의 은행업 리스크와 대응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국내 시중은행의 순이자마진 추이는 하락하는 추세다. 

은행의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비율 추이도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전부 지난 10년간 꾸준한 내리막을 걷고 있다. 

보고서는 저금리 시대에 개인사업자들의 건전성 악화와 한계기업 비중 증가, 지방 중소기업 경기 악화 등이 더해져 은행의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다고 봤다.

이대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런 저금리가 지속하면 부실대출자산의 정리가 지연되는 잠재적 리스크가 증가하며, 경기 국면에 따라 대손 비용 또한 언제든지 상승할 수 있다"며 "코로나19로 취약차주 신용리스크 증가가 불가피한 만큼 리스크를 감안한 수익률 제고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연구위원은 은행들의 수익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국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자이익 의존도가 높은 국내은행은 금리 변동과 대출 규제 등 금융시장 변화와 영향에 불안정한 특징이 있다"며 "저성장과 저금리 기조로 은행 수익기반이 약화하는 것에 대비해 비이자이익 비중을 지금보다 높은 수준으로 확대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보고서는 자산성장에 치우친 영업과 무료서비스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소비자 보호에 기반한 판매중심 문화를 정착시키고, 교차상품 제공과 현금·자산 관리 등 부문에서 소비자들에게 질적으로 향상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한편,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은행은 해외은행 대비 낮은 수준의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으며, 대부분 수수료가 원가 이하 수준 이하다. 국내은행 수익구조는 미국과 일본 등 외국은행과 비교해 이자이익 비중이 30~50% 가량 높은 반면, 비이자이익 비중은 10~15% 낮다. 

swift20@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