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 맘’은 다 어디로 갔나
‘양진 맘’은 다 어디로 갔나
  • 오 세 열
  • 승인 2009.04.2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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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孔子)는 생전에 제자 3000여명을 키웠다.

그에 못지않은 후학들을 양성해 대교육가로 이름을 낸 사람이 양진(陽震)이다.

동한(東漢)때의 명문가에서 태어났지만 그는 벼슬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특히 사람이 있고 없고 잘나고 못남은 가리지 않고 모두 받아 들여 가르친 덕행으로 이름이 높았다.

그곳에서 키운 제자가 2000여명이나 가르쳤다.

양성한 제자수가 공자에 비할 수 없으나 그는 ‘관서(關西)지방의 공자‘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학식과 품성의 고매함으로 그는 당대의 사표(師表)로 받아 들어졌다.

나이 50줄에 벼슬길에 나섰다.

학자로서 벼슬에 나선 그의 행로는 험난했을 법하다.

그러나 그는 벼슬자리에서 행해지는 모든 유혹에서 철저하게 벗어났다.

그가 관직을 옮기기 위해 이동 하면서 한 지역을 지날 때였다.

현지 지방관인 제자 왕밀(王密)이 밤에 숙소로 찾아온다.

제자는 은(銀 )뭉치를 내 놓으면서 ‘은혜에 보답고자 합니다’라고 말했다.

양진은 ‘네가 나를 잘 알 텐데 이것 무슨 짓이냐’고 꾸짖는 다.

왕밀이 ‘밤이라서 보는 사람이 없습니다’라고 말하다.

양진은 이어 그 유명한 대답을 내놓는다.

‘하늘이 알고 신명(神明)이 알면 내가알고 네가 아는데 왜 아무도 모른다고 하느냐’왕밀이 부끄러워 쫓기듯 방을 나간 분물가지다.

과거 한문 교과서에도 실릴 만큼 유명 한 말이다.

그래서 양진은 황제에 대한 간언을 서슴치않았고 자식들을 절제와 청렴으로 가르친 그의 이름이 지금껏 청백리의 상징으로 남았다.

오늘 우리 사회에는 어떤 가 청와대 경내에서 ‘검은 돈’을 받은 사상 초유의 일을 벌리고 대통령 측근이라는 사람들은 ‘품위유지’한답시고 기업후원자에게 부정한 돈을 받아쓴 게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이상 그런 꿈이 순수해 보일 리 만무하지만 어쨌든 대통령 주변으로 돈을 모아 출발점은 꽤 그럴듯한 명분이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최고 권력의 일상화된 부패에 대한 자성 과 함께 권력과 부패의 악순환을 막을 제도적 방안에 대해 이런 저런 말들이 나오고 있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산물인 만큼 권력 구도개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는 주장도 있다.

일견 지당 한 것 같지만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검찰 수사가 마무리 되면 노 대통령 주변에서 자행된 ‘돈 거래’실체적 진실이 만천하에 드러나겠지만 그 돈 뭉치의 상당부분은 퇴임 대통령을 위해 쓰였거나 앞으로 쓰려고 했던 것만은 분명 해 보인다.

썩은 냄새는 안에 있는 사람보다.

밖에 있는 사람이 더 예민하게 느끼는 법이다.

그래서 거절되고 소외 된다.

글로벌 시대에 우리는 거절 되거나 소외돼서는 사라갈수 없는 우리산업 구조 자체가 해외지향의 수출 구조이기 때문이다.

최근 권력의 부패 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도덕성 문제지 제도적 접근으로 면죄부를 주는 듯한 인상을 줘선 안 된다.

는 주장도 있다.

제왕적인 대통령제에서 처신을 가장 조심해야 하는 사람은 대통령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 전 대통령은 그런 식으로 돈을 받아들인 것은 경우를 무시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이 같은 부패구조가 ‘악습처럼 내려오는 일은 대통령에게 권력이 집중 된 통치구조 탓이 아니라 마피아를 닮은 우리 정치판의 구조 때문이다.

아니 정치판은 진짜 마피아보다 훨씬 치사하다.

이념이나 정책이 없는 건 3김 따라서 패거리 정치를 하다보니 어쩔 수 없다.

자칭 보수는 어차피 도덕성과 담쌓은 인물이요 진보라고 우기는 쪽은 헐벗고 이웃보다는 제 밥상의 부족함을 더 고통스러워한다.

이러니 보스가 권력을 잡으면 그 밑에 줄선 똘마니 임기 내에 한탕 해먹기 바쁘다.

공자의 제자 양진은 ‘하늘이 알고 신명이 알며 내가 알고 네가 아는데 왜 아무도 모른다.

’이‘양진 맘’은 다 어디로 갔을 까한다.

권세를 갖고 있을 때는 입 담고 있지만 어디가 썩은 지는 세상의 쥐나 새들조차 다 알고 있었던 셈이다.

이제 우리가 서둘러야 할일은 ’노무현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퇴임 대통령 이 검은 돈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제도적 고민을 해야 한다.

정치권 전체의 숙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