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눈살 찌푸리게 만드는 도 넘은 코로나19 마케팅
[기자수첩] 눈살 찌푸리게 만드는 도 넘은 코로나19 마케팅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0.04.06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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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됐다는 의미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선언된 후부터 지구촌은 사실상 비상 상황이다.

어느새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30만명에 다다랐고, 사망자 수 또한 7만명 수준으로 늘었다.

이에 각 정부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줄이기 위한 자가격리 조치 강화는 물론, 국가 혹은 도시 간 이동을 제한하는 봉쇄조치까지 내렸다.

특히 기업의 휴·폐업이 속출하고 실업 대란이 현실화되는 등 전 세계가 대공황 수준의 경제 위기에 내몰렸다. 제2의 대공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모든 것이 위태로워졌다.

우리나라라고 해서 별반 다르지 않다.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100일이 다 돼 가는 현재, 우리의 일상은 코로나19를 떼어놓고는 얘기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많이 달라졌다.

많은 사람들이 집밖으로 거의 나가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간혹 집 앞 마트라도 나갈 때면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게 됐다. 손이 건조해질 정도로 손을 닦고 손소독제를 사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게다가 사상 유래 없던 4월 개학도 모자라 이마저도 온라인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항공·자동차 등 산업현장은 물론 식당·극장 등에 이르기까지 사회 곳곳에서 셧다운(일시적인 부분 업무정지 상태)이 속출하고 있다. 일각에선 1998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보다도 사태가 매우 심각하단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에 대한 공포를 이용해 상품을 팔거나 주가를 부양하려는 마케팅이 왕왕 눈에 띈다. 특히 다수의 제약·바이오업체들이 코로나19와 관련해 진단키트의 긴급사용승인허가 신청, 치료제·백신 개발 추진 등을 경쟁하듯 발표하고 있다.

일부 제약·바이오업체의 경우, 항바이러스 패치나 라텍스 장갑에 대해 홍보자료를 배포할 때도 코로나19를 언급했다.

한 제약사는 항바이러스 패치가 마치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과장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제약사는 ‘정확한 데이터나 근거 없이 코로나19를 거론하지 않겠다’고 해명했다. 한 바이오업체는 ‘코로나19 여파로 라텍스 장갑 수요 폭발적인 증가’, ‘코로나 이슈 속 라텍스 장갑 주목’ 등의 표현을 써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코로나19로 주식이 급락하고 투자 자체가 위축되면서 사업을 영위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는 건 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기업들이 코로나19에 대한 불안심리를 이용해 마케팅을 하진 않는다. 이러한 도 넘는 마케팅이 주홍글씨가 되고 앞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