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 총 선거가 5일로 불과 열흘을 앞두고 있지만 총선 자체가 '코로나19 블랙홀'에 빠지면서 지지정당이 없는 부동층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정책 대결, 이슈 논쟁, 인물 검증 등이 없는 이번 선거에서 여야 어느 쪽에도 마음을 주지 못하고 있는 부동층은 20%를 훌쩍 뛰어넘는다.
지난 3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지난달 31일~이달 3일까지 전국 유권자 1002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비례대표 정당 투표 의향에서 부동층은 1%포인트 오른 25%로 집계됐다. 한국갤럽은 "아직 특정 비례정당을 선택하지 않은 부동층이 많다"고 말했다.
부동층은 보통 선거를 앞두고 줄어드는 경향이 있으나, 올해는 그렇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또한 어느 정당을 지지할지 결정을 못한 이유도 있겠지만, 이름이 헷갈리는 비례대표 정당들이 난립하면서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도 많은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의 합종연횡이 이뤄지면서 일부 유권자들이 지지 정당을 유보하고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부동층은 역대 선거에서도 승패를 좌우하는 변수로 작용했다.
경우에 따라 초박빙 지역뿐만 아니라 이미 승패가 굳어진 듯한 후보들의 희비마저 뒤집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16년 20대 총선에서 5000표 미만 득표차로 당락이 갈린 곳은 252개 선거구 가운데 58곳(23%)에 달했다.
최대 격전지였던 이들 지역에서 승자는 부동층의 선택을 받은 후보들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각 당은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양당 구도가 견고해지는 전례로 미뤄봤을 때 이번 총선에서 부동층이 어느쪽으로 쏠릴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거대 양당이 아닌 '제3지대'로 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난 선거 때 '국민의당'이라는 제3지대가 있었던 것과는 달리 이번 선거는 양강구도가 확실해 선택지가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